북, 중국 접경 세관들 동시 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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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당국이 중국 접경지역의 세관 전체를 대상으로 동시에 검열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중국과의 접경도시 세관들에 대해 북한 당국이 합동검열단을 투입해 한꺼번에 검열을 진행 중이라는 소식입니다.

최근 신의주의 한 주민소식통은 “중국과의 접경지역 모든 세관에 국방위원회와 보위부의 합동검열이 이달 초 시작되어 아직도 진행 중”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당초 이 검열은 3월 20일까지로 예정되어 있었으나 4월 15일 김일성 생일 전날까지 연장되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또 “세관검열이야 걸핏하면 하는 것이니까 새삼스러울 것은 없지만, 이번처럼 한 달이 넘게 진행된 예는 지금까지 없었던 일”이라면서 “더욱이 특이한 점은 국경 지역 세관 전체를 대상으로 한날 한시에 한꺼번에 검열대가 들이닥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세관 검열로 인하여 중국에서 북한으로 반입되는 상품의 양이 급격히 줄어들고 그 결과 북한 장마당들이 활기를 잃었으며 하루 벌이로 살아가는 장마당 상인들이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는 게 주민소식통의 설명입니다.

이 같은 형편은 비단 국경도시들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내륙 지방의 장마당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라는 얘깁니다.

북한에서 유통되는 상품을 주로 공급하고 있는 중국 변경도시의 상인들도 장사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단둥의 한 소식통은 “주로 북한 사람을 상대로 장사하는 상점들이 갑작스런 불경기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어떤 상점은 북한고객들이 물건을 값을 이미 지불하고 포장까지 마친 상품들을 가져가지 않아 가게 안에 수북이 쌓아놓은 곳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세관 검열이 끝나면 찾아갈 것이니 그동안 잘 보관해 달라고 맡겨 놓은 물건들이라는 얘깁니다.

이 같은 상황은 보따리(개인) 무역업자들도 예외가 아니어서 북한을 오가며 장사를 하는 중국 무역업자들도 북한 대방으로부터 주문받은 상품들을 북한으로 보낼 방법이 없어 애태우고 있는 형편입니다.

이들은 북한당국의 검열의 동향을 주시하면서 하루빨리 세관검열이 끝나기만을 고대하고 있는 실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