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농촌동원 끝나자 또다시 검열선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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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에 또다시 검열선풍이 불어 주민들을 옥죄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그동안 농촌동원에 여념이 없던 북한당국이 최근 총화다 비사회주의 검열이다 하면서 주민들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이 전해 왔습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5월 7일, 북한 당국은 주민들과 일반 군인들까지 농촌을 지원할 데 대한 지시를 내렸습니다. 그리고 올해는 농촌동원도 5월 10일부터 7월 10일까지 60일이라는 최장기간을 잡았습니다.

남한에 대한 강도높은 비난을 이어가던 북한의 선전매체들도 농촌동원의 시작과 함께 비난 정도가 뜸해졌고 당장 전쟁이라도 일어날 것처럼 떠들며 호전성을 보이던 인민군도 농촌동원기간 중에는 조용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이고 7월 10일 농촌동원이 끝남과 동시에 북한 당국은 또다시 남한에 대한 선전 선동과 온갖 행사들로 주민들을 들볶고 있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함경북도의 소식통은 “농촌동원이 끝나기 바쁘게 복수결의모임이요, 그 무슨 웅변대회요 하는데 끌려 다니느라 하루 종일 들볶인다”며 “오죽하면 ‘미국과 남조선에서도 농촌동원이 끝난 것 인가’라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주민들의 고달픔을 전했습니다.

무슨 일이나 미국과 남한의 탓으로 돌리는 김정은 정권이 농촌동원이 끝나자마자 또다시 전쟁 준비체제로 몰고 가는 것을 두고 주민들은 ‘미국과 남조선도 이젠 농촌동원이 끝나 전쟁을 준비하는 모양’이라며 빗대어 조롱한다는 것입니다.

함경북도 당국은 7월 22일 청진체육대학 운동장에서 미국과 한국을 비난하는 구호들을 세워놓은 가운데 9군단 군인들과 도 보안국 기동타격대의 격술훈련을 주민들에게 공개하면서 전쟁열을 고취했다고 합니다.

그런가하면 청년동맹을 비롯한 근로단체 별로 미국과 남한을 비난하는 웅변대회라는 것을 조직하고 우승자들에 대해서는 시상식과 함께 도 기동예술선전대와 각 공장, 기업소 방송원으로 등용한다는 이색적인 조건까지 내걸었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한편 양강도의 소식통도 “오히려 농촌동원을 할 때가 더 좋았다”며 “요새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행사들이 조직되는데 거기에다 비사회주의 검열까지 시작돼 숨 돌릴 겨를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특히 농촌동원이 끝나는 것과 함께 시작된 ‘비사회주의 검열’로 국경지역 도시들은 삼엄한 통제와 함께 국경연선에 대한 경비가 한층 강화돼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요즘 북한주민들은 무엇보다 비사회주의 검열에 대비하느라 여념이 없다는 얘깁니다.

여기에다 농촌동원으로 밀렸던 사상학습과 강연회들에 강제적으로 참가해야 하고 김정은 1위원장의 원수추대 경축대회를 비롯해 근로단체 대표자회들에서 결의한 내용들을 관철하기 위한 궐기모임까지 그야말로 정신 차릴 틈조차 없다고 소식통들은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