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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이 최근 폭풍군단’ 검열과 국가보위부 중심의 ‘1118상무’활동을 잠정 중단시킨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들 검열대가 과도한 충성경쟁을 벌리(이)느라 주민은 물론 간부층까지 무차별 단속함으로써 반발이 거세지자 이를 수습하려는 의도라고 합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 당국이 국경지역 주민들을 공포에 몰아넣은 ‘폭풍군단’의 검열과 ‘1118상무’의 검열을 당분간 중단시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긴급 조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직접적인 지시에 의해 취해졌다는 소식인데요. 이들 초법적 검열조직은 모두 후계자 김정은이 주도해 창설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향후 이들의 존폐여부에 따라 북한권력의 판도가 달라질 수도 있어 내부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양강도 간부 소식통은 “‘폭풍군단’ 검열대의 조장들과 책임자들이 모두 평양으로 소환되었다”며 “‘1118상무’ 책임자들인 각 도 보위부장과 (보위부) 책임비서들도 긴급회의를 위해 평양에 올라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해왔습니다.
이들 검열조직 책임자들이 모두 평양에 올라간 것은 과도한 검열로 인해 무고한 주민들과 간부들의 피해가 크다는 항의가 지속적으로 제기됐기 때문이라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함경북도 대학생 소식통은 “함북도 당 책임비서 오수용이 ‘폭풍군단’과 ‘1118상무’ 검열에 의한 억울한 피해상황을 직접 김정일에게 보고했다”며 “김정일이 이들 검열대의 활동을 요해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그는 오수용 책임비서가 언제 어디서 김정일을 만나 보고를 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이번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에 동행한 오수용 책임비서가 방문기간 중에 김 위원장에게 직접 보고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인민무력부가 주도해 새로 조직한 ‘폭풍군단’ 검열대는 지난해 말 국가보위부 중심으로 조직된 검열대 ‘1118상무’를 견제하기 위한 기관으로 북한 간부층들은 이들 두 조직이 군부와 국가보위부 간의 치열한 경쟁의 산물이라고 평가한다는 전언입니다.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폭풍군단’ 검열대에는 아부하고 협조적이면서도 도 보위부의 요구를 번번이 무시한 ‘혜산세관’ 대해 최근 ‘1118상무’가 강도 높은 검열을 실시해 세관장과 검사원 등 여러 명이 고초를 겪고 있다는 얘깁니다.
그런가 하면 ‘1118상무’에는 협조적 이면서 ‘폭풍군단 검열’에 미온적으로 대처한 ‘혜산제지연합’ 초급당위원회 간부들이 ‘폭풍군단’의 강도 높은 검열에 시달리는 등 두 권력기관의 경쟁에 의한 피해가 극심하다는 것입니다.
군부와 국가보위부가 검열을 핑계로 충성경쟁과 권력다툼을 심화시키면서 그 과정에 보복처벌에 의한 피해자가 늘어나자 이를 파악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검열대에 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 가능한 대목입니다.
그러나 이들 권력조직은 그대로 놔두고 검열활동만을 잠정 중단시킨 김정일 위원장의 이번 조치는 앞으로 더 큰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 이 간부계의 판단이라고 소식통들은 주장합니다.
양강도 소식통은 “앞으로 이들 조직의 무리한 검열이 다시 시작될 경우 북한의 실제 권력이 김정일에서 김정은에게로 옮겨 갔다는 소문이 돌게 될 것”이라며 “대부분의 간부들은 군부와 김정은이 주도하고 있는 이들 조직의 검열활동이 조만간 재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폭풍군단’과 ‘1118상무’를 조직한 것은 김정은과 그 추종세력이라고 주장하면서 “만약 김정은이 이들 검열대 중 어느 한쪽에 손을 들어 주게 되면 다른 쪽은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고 결과적으로 과거 ‘심화조사건’과 같은 대대적인 숙청의 피바람이 불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