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간부들, 잇단 검열 실시에 불만 폭발

0:00 / 0:00

MC:

북한 노동당과 사법기관들이 총동원되어 그동안 갖가지 검열을 실시했지만 그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잇단 검열에 불만을 품은 노동당 간부들조차 후계자 김정은의 자질을 의심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당국의 사회부조리 척결을 위한 검열들이 모두 실패로 돌아가자 이젠 청년동맹까지 가세해 검열에 나서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2중, 3중의 검열로 피로감에 지친 북한 주민들의 불만이 후계자 김정은에게로 쏠리고 있다고 합니다. 일관성 없는 지시를 멋대로 남발하는 김정은의 행동을 두고 노동당 간부들까지도 ‘철부지’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고 북한 내부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양강도 혜산시의 한 소식통은 “지방대의원 선거 이후 수십 개의 검열대가 연이어 들이닥쳤다”며 “나중엔 위생검열과 수의방역 검열이라는 것까지 벌려놓는 광대극을 연출했다”고 비난했습니다.

소식통의 주장에 따르면 양강도 혜산시는 지난 7월24일 지방대의원 선거 이후 노동당 조직지도부 당생활지도과 검열을 시작으로 중앙당 행정부 검열, 무역기관들에 대한 중앙검찰소 검열과 ‘1118상무’, ‘폭풍군단’ 검열에 이르기까지 이름조차 기억하기 어려운 온갖 검열들이 난무했다고 합니다.

또한 가을걷이 철인 9월과 10월에는 모든 검열이 중단되었던 지금까지의 관례를 깨고 지금도 중앙청년동맹의 겸열이 한창 진행 중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중앙청년동맹 검열은 두 개의 조로 나뉘어 진행되고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청소년 학생검열 그루빠(그룹)’이고 다른 하나는 ‘불량청소년 그루빠’라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청년동맹 학생검열대가 기습적으로 각 학교들을 돌며 학생들의 소지품부터 옷차림까지 샅샅이 검열하고 있다”면서 “불량청소년 그루빠도 무직자들과 밀수꾼들을 마구 잡아들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9월 7일 혜산시 위연지구 강안중학교에서 예고 없이 진행된 검열에서는 올해 15살인 8총국(군수동원총국) 대대장의 딸에게서 필로폰이 나왔는가 하면 위연역 차량대 초급당 비서 아들을 비롯한 많은 남학생들의 몸에서 필로폰 흡입기구와 담배, 라이터가 발견돼 큰 충격을 주었다고 합니다.

그런가하면 인민보안부 산하 청년동맹원들로 조직된 불량청소년 그루빠는 혜산시 혜탄동에 있는 ‘노동단련대’ 내부에 사무실을 정하고 무직자 청년들과 밀수행위에 가담하는 청년들을 불러들여 구타와 협박을 일삼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편 양강도의 한 간부소식통은 최근의 잇따른 검열에 대해 “(후계자) 김정은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충성심을 보여주기 위한 고위층들 간의 기싸움”이라고 평가하며 “(후계자) 김정은이 줏대가 없다나니 고위층들에 휘둘려 일관성 없는 검열지시를 마구 남발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연이은 검열로 정신을 차릴 수 없는 당 간부들도 자기들끼리는 후계자 김정은의 행동을 놓고 ‘철부지’ ‘물감자’라고 비난하고 있다고 그는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