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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한 검열정치가 계속되는 북한에서 최근 검열대 행세를 하는 가짜 검열대들까지 등장했다고 합니다. 함경북도 청진시에서는 검열대를 가장해 주민을 약탈하다 체포된 제대군인 세 명의 처리문제를 놓고 민심이 동요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검열공화국’이라 불리는 북한에서 이젠 범죄자들까지 검열대 행세를 하며 주민들을 괴롭히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짜 검열대들의 횡포에 대해 주의를 당부하는 인민반회의까지 열리고 있다니 그 피해가 어떤지 짐작이 가는데요.
최근 연락이 닿은 함경북도 소식통은 “얼마 전에 검열대를 가장하고 청진역과 청진항 일대에서 강도짓을 하던 제대군인 3명이 경무관(헌병)들에게 체포되는 사건이 있었다”며 “이들이 중앙의 방침을 받아 처리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아 민심이 소란스럽다”고 전해왔습니다.
방침을 받아 처리된다는 것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직접 보고해서 그의 지시에 따라 처리된다는 뜻인데 과연 김정일이 이들에게 관용을 베풀 것인지를 놓고 주민들 사이에서 논란이 뜨겁다는 얘기입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올해 4월에 군 복무를 마친 이들 세 명의 제대군인들은 ‘김책제철소’에 집단배치 받은 것에 불만을 품고 지금까지 출근을 거부한 채 돈벌이를 위해 떠돌이 생활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렇다 할 돈벌이가 마땅치 앉자 사복차림으로 주민들을 단속하는 인민보안부(경찰) 순찰대를 가장해 역전주변에서 외지장사꾼들을 상대로 강도행각에 나섰다는 것입니다.
초기에는 소극적이던 이들의 강도행각은 점차 대담해져 나중에는 군복과 완장까지 차고 인민군 경무관 행세를 하는가 하면 ‘폭풍군단 검열대’로 가장해 밤중에 장사꾼들의 집에 쳐들어가 장사물건을 모두 회수하는 등 한때 청진시 사법당국의 골칫거리로 되었다고 합니다.
청진시를 떠들썩하게 만든 이들의 범죄행위는 8월 중순 경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까지 보고되었고 김 위원장은 청진시 사법당국에 어떤 일이 있어도 이들을 잡아내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청진시 사법당국의 집요한 추적으로 최근에 체포된 이들의 처리문제를 놓고 청진시 주민들은 가난한 사람들은 해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이들을 관대히 봐주어야 한다는 쪽과 유사사건의 재발방지를 위해 엄격히 처벌해야 한다는 쪽으로 엇갈려 뜨거운 논쟁을 벌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편 양강도의 한 소식통도 “최근 위연역과 혜산역을 중심으로 ‘순찰대’와 ‘노동자 규찰대’를 가장한 강도들이 활개치고 있다”며 “이들이 매음(성매매) 여성들과 짜고 외지에서 온 손님들이나 장사꾼들만 골라서 강도짓을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가하면 각종 검열과 단속기관 간부들을 가장한 범죄자들에 의한 피해가 급증하자 혜산시에서는 인민반회의를 열고 “신분증을 보이지 않는 검열대의 단속에는 응하지 않아도 된다”며 “그런 검열성원들이 있을 경우 즉시 가까운 법기관에 신고하라”고 포치했다고 소식통은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