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고위층 자녀들로 국경 검열대 조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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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이 고위층 자녀들로 새로 조직한 보위총국 검열대를 국경지역에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고위층 자식들을 앞세워 국경 넘어 확산되는 자본주의 문화를 차단하려는 시도인데 주민들은 물론 지방의 간부들조차 분노를 감추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합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자본주의 문화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데 대한 후계자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북한 당국이 고위층 자녀들로 조직된 ‘보위총국’ 검열대를 국경지역 도시인 양강도 혜산시와 평안북도 신의주시에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양강도 소식통은 “8월 28일,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새로운 보위총국 검열대가 조직되어 내려왔다”며 “이번에 내려 온 검열대는 모두 중앙당(노동당 중앙위)과 인민무력부 고위층의 자녀들로 조직돼 지방의 간부들이 꼼짝 못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남한의 자본주의 문화를 뿌리 뽑으라는 후계자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9월 4일부터 노동당 선전선동부가 ‘8.28상무’를 조직해 집중적인 검열에 착수한 가운데 인민무력부 역시 고위급 자녀들만 뽑아 보위총국 산하 검열대를 새로 조직했다는 것입니다.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이번 검열대는 (양강도) 혜산시와 (평안북도) 신의주 시에만 내려왔다”며 “이들이 역전과 도로들을 차단하고 무역기관들과 국경경비대 초소들을 임의로 검열하고 있어 일반 주민들은 물론 지방 간부들도 떨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기존의 보위사령부 검열대가 군복을 입고 있었던데 비해 새로 내려 온 검열대는 모두 사복차림에 부장동복(노동당 중앙위 부장급에 지급된 동복)을 입고 있다며 형식상으로는 보위총국 소속이라 해도 그들과 격이 다르다고 언급했습니다.

북한 군 당국이 고위층 자녀들로 검열대를 조직한 것은 기존의 검열대들이 부패에 찌들어 뇌물을 받는 데만 급급하면서 범죄자들을 제대로 다루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그는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들 고위층 자녀들은 나이가 고작 19세부터 24세 사이여서 현실을 무시하고 고지식한데다 부모들로부터 충분한 혜택을 받기 때문에 돈과 뇌물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이들 모두가 비당원(노동당원이 아닌)들이여서 이번 기회에 큰 공을 세워 노동당에 입당하려는 야심을 갖고 있다며 기존의 검열대들과 달리 일단 이들에게 걸려들면 살아나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새로 내려온 검열대가 역전 지역을 장악하면서 혜산역 앞에서는 전에 볼 수 없던 기이한 광경이 펼쳐지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입을 모았습니다.

기존에는 사법관이나 당 간부들은 다 빠지고 일반 주민들만 한 줄로 서서 열차 보안원들에게 증명서와 짐 검열을 받았는데 지금은 보안원과 당 간부들도 예외 없이 줄을 서서 일반인들과 꼭 같이 짐 검사는 물론 몸수색까지 당하는 형편이라는 것입니다.

소식통들은 “검열대의 횡포가 극에 달해 주민들은 물론 간부들도 분노에 치를 떨고 있다”며 “지금은 원칙대로 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저들도 돈 맛을 알게 되고 부모들을 닮아 다른 검열대들보다 더 악랄해질 것”이라는 양강도 주민들의 의견을 전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