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 국가안전보위부가 국경연선도시 양강도 혜산시에 대한 검열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노동당 정치국지시에 따른 이번 검열은 다른 국경도시들도 모두 포함돼있어 연선주민들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장백현과 마주한 북한 국경연선도시 양강도 혜산시에 국가보위부 검열 선발대가 들이닥친 것은 지난 10월 20일입니다. 20여명으로 구성된 선발대는 대대적인 검열에 앞서 각 인민반을 중심으로 조사사업을 벌여왔다는 것입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양강도의 소식통은 “선발대의 조사사업에 이어 11월 1일부터 보위대학 학생 70명으로 된 기본 검열대가 들어왔다”며 “이번 검열은 아랫동네(남한)와 연결된 선들을 모조리 적발, 소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검열은 10월 6일에 내린 중앙당정치국지시문 “반당, 반혁명분자들의 책동을 철저히 짓부실데 대하여”에 따른 것으로 검열대상은 불법전화소지자, 행불자가족, 외국의 기관 및 단체와 연계를 가지고 있는 모든 대상들이라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도 “탈북자 가족들과 불법휴대전화를 가지고 있다 적발된 사람들이 모두 보위부에 불려가 조사를 받고 있다”며 “중국에 자주 다녀 온 외화벌이기관 일꾼들과 사사(개인)여행자들도 검열을 받는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10월 20일부터 열흘 동안 양강도 보위부 전파감시기동대가 집중적으로 벌인 단속에 의해 40여명의 불법휴대전화 소지자들이 체포되었다며 이들의 대부분은 밀수가 활발한 혜산시 혜탄동과 연풍동에 거주하던 사람들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체포된 불법휴대전화 소지자들은 모두 국가보위부 검열대에 넘겨진 상태라며 이들은 검열대 본부가 위치한 국경경비여단 내부에 구금돼 있어 제 아무리 힘 있는 가족이라도 면회가 불가능하다고 언급했습니다.
더욱이 이들 불법휴대전화 소지자들이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들로부터 돈을 받아 북한에 남은 탈북자 가족들에게 전달해 온 사람들이기 때문에 이번 검열에서 탈북자 가족들이 상당한 피해를 볼 수도 있다고 그는 예측했습니다.
한편 양강도의 한 주민은 “아직은 검열 초기인데도 검열대에 불려 다니는 사람들이 늘면서 주변이 뒤숭숭하고 살벌하기 그지없다”며 “앞으로 검열이 본격화되고 총화단계에 들어 설 때쯤이면 주민들의 공포감이 극에 달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소식통들은 “혜산시에 대한 검열을 시작으로 국경연선 다른 모든 도시들도 조만간 보위부의 검열을 받게 될 것”이라며 “이번 검열의 강도가 매우 높을 것으로 알려져 다른 국경도시 주민들도 긴장감 속에 혜산시의 검열결과를 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