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류명옥, 세계 챔피언 타이틀 박탈돼

지난 13일 태국에서 WBCF, 즉 세계여자권투평의회 52.16㎏급 선수권 방어전에 나설 예정이었던 북한의 류명옥 선수가 시합을 치르지 않아 최근 선수권자 자격이 박탈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0:00 / 0:00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해 4월 멕시코에서 1차 방어전을 치른 이후, 계속 시합에 참가하지 않아 선수권자 자격이 박탈될 위험에 있었던 북한의 '권투여왕' 류명옥 선수.

류 선수는 지난해 말 세계여자권투평의회(WBCF)의 양해로 지난 13일 태국 방콕에서 선수권 방어전을 치르기로 했지만, 류 선수가 시합을 포기해 결국, 선수권자 자격을 잃었습니다. 한국권투위원회 이원복 국제고문입니다.

이원복: 류명옥 챔피언이 계약해 놓고 태국 선수와 시합을 못했습니다. 신체적인 문제로 못하는 것 같고요. 그래서 (챔피언 자리가) 공석이 됐습니다.

아직 류 선수가 시합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정확히 밝혀진 바는 없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최근 시합을 앞두고 류 선수가 연습 도중 부상을 입었을 가능성을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석연치 않은 부분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권투 시합을 앞두고 선수가 부상을 입게 될 경우, 부상 사유와 함께 진단서를 세계여자권투평의회에 제출하게 되면 시합이 연기될 수도 있지만, 류 선수는 진단서를 세계여자권투평의회(WBCF)에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류 선수가 이번 태국 방어전을 포기함에 따라 그동안 잠정 세계 선수권자에 올라 있던 멕시코의 아나 마리아 토레스(Ana Maria Torres)가 선수권자 자리를 승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에 선수권자가 된 토레스 선수는 지난해 8월 같은 멕시코 출신의 에스메랄다 모레노(Esmeralda Moreno) 선수를 꺾고 잠정 선수권자가 됐습니다.

세계여자권투평의회(WBCF) 규정에 따르면, 기존 선수권자가 특별한 사유 없이 일정 기간 이상 방어전을 연기하거나 취소할 경우 선수권자의 공백이 생길 것을 우려해 선수권 쟁탈전을 열고 여기서 이긴 승자를 잠정 선수로 뽑습니다.

북한은 과거에도 김광옥 선수를 비롯해 최은순, 류명옥 선수가 방어전을 계속 연기해서 선수권자 자격이 박탈된 적이 있습니다.

한편, 애초 류 선수의 태국 방어전에는 한국의 여성 심판인 신경하 씨가 부심으로 결정돼 관심이 쏠렸지만, 시합이 성사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