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중국에 주재하고 있는 외화벌이 무역 일꾼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물갈이 작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의 뒤를 이은 김정은 최고 사령관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소식입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중국에 주재하고 있는 북한의 외화벌이 무역 일꾼들이 크게 술렁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예상치 못한 대대적인 물갈이 작업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대북 무역상인 왕 모 씨는 "중국에 주재하고 있는 무역대표들 중 상당수가 본국의 갑작스러운 훈령을 받고 가족과 함께 귀국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고 자유아시아 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왕 씨는 "이번 북한 무역일꾼 교체작업은 지금까지 있었던 어떤 교체작업보다도 해당 범위가 매우 클 것"이라며 "나이가 많은 사람들은 그동안의 실적과 관계없이 우선 교체대상에 올라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나이 60대 이상은 전원 교체되며 60대 이하라도 실적이 부진하거나 본국의 지시사항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일꾼들은 물갈이를 피해 갈 수 없을 것이라는 게 왕 씨의 설명입니다.
중국의 또 다른 조선족 대북 무역상인 이 모 씨도 "이번에 조선의 무역대표 물갈이 작업은 김정은의 지시로 이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30~40대의 젊은 사람들로 교체시킨다는 말을 북한의 관료로부터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이 씨는 또 "새롭게 파견되는 무역일꾼들은 통역 없이 일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중국어 실력을 갖췄는데 이는 새로운 무역일꾼 선발의 최우선적인 자격요건이 중국어 실력이기 때문"이라며 "컴퓨터를 능숙하게 다루어야 하는 것도 선발요건의 하나"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밖에도 새로 중국에 주재하는 무역일꾼들은 지금까지와는 달리 본국의 밀착관리를 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앞서의 조선족 무역상 이 모 씨는 "지금까지는 무역일꾼들이 각자 자기 사무실을 차려놓고 업무를 보아 왔지만 앞으로는 통합 사무실을 운영하라는 지침이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북한당국의 이런 통합 사무실 운영 지침은 서로 간에 경쟁을 유발시키고 한편으로는 서로를 감시하게 하기 위한 다목적 포석"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북한 당국의 해외파견 무역일꾼들은 원칙적으로 3년을 임기로 해외에 주재시켜 왔으나 사업실적이 부진한 경우, 임기에 관계없이 조기소환하거나 그 반대로 사업실적이 뛰어날 경우 연장 근무시켜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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