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신군부 뜨고 노 세대는 지고

MC: 지난 11일 진행된 노동당 제4차 당대표자회는 김정은 체제 구축을 위한 또 한 차례의 권력구조 조정으로 뜨는 별이 있는가 하면 지는 별도 있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제4차 당대표자회에서 가장 주목 받은 인물은 단연 최룡해 북한군 총정치국장입니다.

그는 노동당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당 정치국 상무위원,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 오르면서 김정은의 최측근으로 급상승 했습니다.

당대표자회가 열리기 나흘 전에는 인민군 차수에 오르면서, 군 경력이 없는 민간인 출신이 군의 최고 자리에 오르는 이변을 낳았습니다.

최근 군부 장악에 나선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에 대한 충성심 교양, 사상교양을 밀어붙일 적합한 인물로 최룡해 총정치국장이 발탁됐다는 분석입니다.

한편, 김원홍 신임 국가안전보위부장도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에 오르면서 건재를 과시했습니다.

그는 2003년부터 2010년까지 인민군 보위사령관을 맡아 군부내 반체제 세력에 대한 감시와 처벌을 강화해왔습니다.

이러한 공을 높이 사 김 부장이 북한 민간인에 대한 사찰과 반체제 활동을 감시할 수 있는 적중한 인물로 내정됐다는 것입니다.

미국 북한인권 위원회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김정은이 지반이 약하기 때문에 자신을 옹호할 수 있는 충성세력 양산에 힘쓸 거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인권위원회 그레그 스칼라튜 총장의 말입니다.

스칼라튜

: 김정은이 권력세습을 위해서 준비할 시간이 얼마 없었기 때문에 이렇게 충성이 있는 사람들에게 더 속도가 빠를 것 같습니다. 비교적 나이가 젊은 사람들에게....왜냐면 시간이 없기 때문입니다.

한편, 리명수 인민보안상도 당 정치국 위원, 당중앙 군사위원에 이름을 올리면서 권력 핵심부로 한 걸음 다가섰다는 분석입니다.

또, ‘영원한 2인자’로 자처하는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은 당 정치국 위원에 이름을 올려 김정은 ‘후견인’으로서 위상을 과시했습니다.

이처럼 신군부 세력이 대거 북한 권력중심으로 가까워지는가 하면, 멀어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올해 82세인 오극렬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은 유명무실해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라는 명예직만 유지한 채 이번에 당정치국 후보위원에 오르는데 만족해야 했습니다.

또,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북한 권력 핵심부에 이름을 올렸던 우동측 국가안전보위부 제1부부장의 이름은 사라졌습니다.

그는 김정일 사망 이후 진행된 장례식에서 영구차를 호위하고 나간 8명 중 한 사람으로, 김정은 체제 구축에 지대한 역할을 할 인물로 지목돼왔습니다.

하지만, 그가 실세로 있던 국가안전보위부 수장 자리에 새로운 인물이 채워지면서 그의 행방도 묘연해졌습니다.

올해 나이 76세인 김영춘 전 인민무력부장도 노동당 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고만 알려졌을 뿐, 정확한 보직이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노동당 제4차 당대표자회는 김정은 체제가 시작되면서 예상됐던 권력층의 물갈이 작업이라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그레그 총장의 말입니다.

스칼라튜

: 노동당도 중요하고, 장성택도 김경희도, 김정은도 대장군복을 입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확실히 어쩔 수 없이 군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볼 수밖에 없고요. 이 경우에 김정은은 강경파를 유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나이가 어리고, 경험이 일천한 김정은 제1비서가 원로 간부들을 잡음 없이 밀어내고 자기 사람들로 채우는 작업을 본격화 됐다는 분석입니다.

김정일 체제가 시작되던 1990년대 중반에도 과거 김일성 세력들이 밀려나고 친 김정일 세력이 등장하는 등 변화가 있었습니다.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노동당 총비서로 오르던 1997년에 서관히 전 농업담당비서가 ‘간첩’으로 처형됐고, 이어 북한군 총정치국 조직담당부국장이던 이봉원 대장이 처형되는 등 김일성의 측근들이 대거 사라졌습니다.

내일(13일) 열리는 북한 최고인민회의에서도 또 다른 북한 권력구조 개편이 예견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