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북한의 변화 환영 속 신중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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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 정부는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최근 변화에 대해 긍정적인 신호라며 북한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변화의 진정성을 알 수 없다며 변화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오고 있어 향후 결과가 주목됩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요즘 한국에서는 북한 소식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행보가 아버지 김정일 때와는 너무나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최고 지도자가 유원지에서 놀이기구를 직접 타는가 하면, 자신의 부인을 텔레비전에 공개하고, 심지어 공연장에선 미국 문화의 상징인 미키마우스를 구경하기도 했습니다.

또 최근에는 북한 군부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리영호 총참모장을 해임하기도 했습니다. 일부에선 군부에 집중된 경제 권력을 줄여 개혁 개방으로 나아가려는 조치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남북관계를 총괄하는 남쪽의 통일부는 북한의 이 같은 변화를 예의 주시하고 있습니다.

김형석 대변인: 현 단계에서는 북한의 변화 가능성을 열어두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지켜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정부가 하는 것은 북한이 좋은 선택을 해서 그렇게 되면 우리가 적극적으로 지원할 의지와 능력이 있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이를 반영하듯 류우익 통일부 장관은 26일 인천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최근 북한이 보여준 개방적이고 진취적인 모습들이 북한이 올바르고 좋은 선택을 하는 징후가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류 장관은 지난 19일 국회에 출석해 금강산 관광도 허용할 용의가 있다고 밝혀 남북관계 개선의 의지를 보였습니다.

류우익: 우리 국민의 신변안전을 북한 당국이 우리 당국에 확실히 보장한다면 이 문제를 실무협의로 넘어갈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그러나 최근 동향만으로 북한의 변화를 점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박광일(탈북자): 지금 독재체제 속에서 개혁은 빠른 시간 내 이뤄지는 것은 어렵다고 봅니다. 인민 생활 개선을 위한 약간의 개혁은 가능하지만, 문을 연다는 의미의 개방은 김정은에게는 아주 위험한 일입니다.

북한 변화와 관련해 성 김 주한 미국대사는 26일 밤 KBS 보도에 출연해 “북한이 비핵화 문제를 포함해 국제 사회와의 약속을 이행할 자세를 보여야 한다”며 동시에 남북 대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성김: 북한은 한국에게 건설적이고 진지하게 대화에 임할 자세가 돼 있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줘야 합니다.

김정은 시대를 맞아 여러 변화를 꾀하려는 북한. 과연 북한 지도부의 의중은 어떤 것일까요? 계속 되는 북한의 변화에 전 세계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