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국 정부는 대북 투자 손실을 둘러싼 북한 당국과 중국 시양그룹 간 책임 공방과 관련해 북 측에 원만한 해결을 희망하면서 양측에 자제를 당부했습니다. 이 문제가 확대될 경우 북중 양국 간 경협확대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한 탓으로 풀이됩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외교부는 5일 북한과 경제협력 과정에서 발생하는 어떤 문제에 대해서도 북중 양국이 긴밀히 협력해 원만히 해결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외교부의 훙레이 대변인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투자했다 쫓겨난 중국 시양그룹과 북한 당국이 벌이고 있는 책임 공방에 관한 논평을 요구받고 이같이 답했습니다.
훙 대변인은 그러면서 중국 정부가 줄곧 중국 기업의 대북 투자를 지지했고 이를 통한 양국 간 경제 무역 협력 강화에 공헌해온 점을 지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논란과 관련해 양측에 자제를 당부하면서 북중 경협에서 중국 기업의 핵심적 역할도 우회적으로 강조한 걸로 풀이됩니다.
중국 관영 인터넷 매체인 중국망은 6일 이와 관련해 양측에 자제를 촉구했습니다.
중국 국무원이 관여하는 이 매체는 전문가의 말을 빌어 북한이 중국의 투자와 관련해 국제 관례를 따르지 않았다면서도 중국 언론 등의 계속된 의혹 제기는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북한 당국이 합영투자위원회를 통해 시양그룹의 주장을 공개 반박한 점도 현명하지 못했다고 꼬집었습니다.
북한은 시양그룹 사건이 대북투자의 위험성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로 중국은 물론 국제사회에서 논란이 일자 지난 5일 시양그룹 측에 계약 파기 책임이 있다고 공개 반박했습니다. 최근 나선특구에 중국을 포함한 해외 사업가의 투자를 연일 독려중인 북한으로선 자칫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악재가 될 가능성을 차단해야 할 필요성이 컸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실제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달 말 열린 제2차 나선국제상품전시회에 참가한 중국 기업인이 양국 간 경협에 만족감을 나타냈다며 동영상을 내보내기도 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 녹취: 북한과 교류, 협조를 계속 발전시켜 나갈 겁니다. 전시회에 다시 참가할 생각입니다.
중국망은 북중 양국 정부가 직접 투자자 보호를 위한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시양그룹 사건을 계기로 북중 간 투자 보호 조치가 마련될 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