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지난해 9월 남한의 여배우 장진영이 위암으로 사망한 소식이 전해지면서 남한에서는 그가 출연했던 영화 '국화꽃 향기'와 '청연'이 크게 인기를 끌었는데요. 요새 함경북도 주민들도 장진영이 출연한 영화 '청연'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함경북도 지역에서 남한 영화 '청연'이 인기몰이를 하게 된 사연,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전합니다. 저렇게 훌륭한 여성비행사가 우리나라에 있었다는 걸 왜 감추고 있는가?', '왜 우리는 저런 영화도 마음대로 볼 수 없는가? 최근 남한영화 '청연'을 본 함경북도 주민들이 이런 불만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함경북도 회령시 '김정숙 교원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는 대학생 최모 씨는 최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한국영화 '청연'이 정말 감동적이었다. 우리는 언제면 저런 영화들을 마음대로 볼 수 있는 세상에서 살게 되겠는가?"라고 말하면서 남한에 대한 동경을 노골적으로 드러냈습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남한영화 '청연'이 함경북도에서 큰 인기를 끌게 된 것은 지난 4월 중순, 청진시에서 있었던 '청진의학대학' 학생들의 출학사건 때문이라고 합니다.
당시 청진의학대학 임상학부 3학년에서 공부하던 2명의 제대군인 대학생들이 주변의 고등학교 동창들과 함께 영화 '청연'을 보다가 현장에서 보위부에 단속됐다고 합니다. 이 사건으로 하여 제대군인 대학생들은 대학에서 출학되었고 함께 영화를 본 친구들도 '노동단련대' 처벌을 받게 됐다는 것입니다.
이 사건이 알려지면서 청진시 주민들과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남한영화 '청연'의 내용이 큰 화제가 되었고 장마당에서 몰래 남한영화 CD를 구워 파는 장사꾼들 사이에선 이 영화 알판(CD)이 불티나게 팔렸다고 합니다.
남한영화 '청연'이 함경북도에서 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는 사실은 북한 주민들과 전화연락을 하고 있는 다른 탈북자들을 통해서도 확인되고 있습니다.
최근 함경북도 무산군에 살고 있는 가족들과 전화통화를 했다는 탈북자 김경국(가명 42살)씨는 남한에 '청연'이라는 영화가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북한에 있는 가족들이 먼저 보았다고 이야기를 해서 일부러 찾아보았다고 말했습니다.
김경국
: 그런 영화가 북한에서 돈다고 하니까 찾아서 봤지…
탈북자들에 의하면 북한 주민들은 김두환이나 김춘삼과 같은 역사적 인물들과 해방전 일제에 반대해 싸운 독립군 대장 김좌진 장군에 대해서도 ‘장군의 아들’, ‘야인시대’를 비롯한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남한영화들을 보면서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외부세계에 대한 북한 당국의 엄격한 통제가 이뤄지고 있지만, 도리어 이런 통제가 북한주민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남한 문화를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