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일 전투로 어린이들 꽃제비 전락 속출

여름 방학을 맞이한 북한의 어린 소학교 학생들이 어려운 집안 환경을 이기지 못하고 꽃제비로 전락하고 있어 안타까움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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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오가는 북한 주민(화교)들은 "150일 전투로 부모들이 아침 일찍 출근하여 저녁 늦게 퇴근하기 때문에 어린 아이들만 남게 되는 가운데 이 아이들이 집을 뛰쳐나가 방랑생활을 하는 이른바 꽃제비로 전락하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평안북도에 거주하는 북한 출신 화교 장경순(가명 여) 씨는 자유아시아 방송(RFA)과 한 인터뷰에서 "어린 아이들이 집을 나가는 가장 큰 이유는 집에도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림에 견디다 못한 경우가 가장 많고 여름철인 요즘엔 날씨가 춥지 않아 노숙을 하는 데도 큰 어려움이 없는 탓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장 씨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아이들을 소집하는 학교에서도 농촌 풀베기에 아이들을 동원하는 데만 여념이 없을 뿐 학교에 나오지 않는 아이들에게는 신경도 쓰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장 씨는 또 "집을 뛰쳐나간 아이들은 또래의 꽃제비들과 무리를 지어 빈집털이, 구걸활동, 소매치기, 심지어 지나가는 행인의 자전거 빼앗기 같은 강도 행각까지 하는 경우가 있어 사회적으로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데 금년 여름엔 꽃제비 발생이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150일 전투 때문에 부모들이 집을 비우는 시간이 많기 때문이다"고 그 이유를 꼽았습니다.

장 씨는 "집을 뛰쳐 나와 꽃제비로 전락한 아이들은 타지로 활동 지역을 옮기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곳에서 꽃제비 생활을 하는 것이 용이하고 나중에 꽃제비 단속반에 붙들려도 부모가 없다고 거짓말을 하기가 쉬운 탓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양강도 강계에 거주하고 있다는 화교 류정화(가명 45세 여) 씨는"북한의 각 시군 단위에 있는 꽃제비 구제소에서는 꽃제비 단속반이 붙들어온 아이들을 보호하고 가정으로 돌려보내는 일을 하고는 있지만 부모가 없는 아이들의 경우는 처리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거의 방치하다 시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은근히 도망을 가도록 방조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류 씨는 "이같이 꽃제비 구제소가 제 역할을 못하는 것은 이들을 먹이고 재울만한 수용시설이 열악한 데다 예산이 제대로 지원되지 않는 탓"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류 씨는 또 "꽃제비의 범람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면서 '보안서'를 비롯한 각 '철도 검열조', '시장질서 유지 대' 등으로 하여금 꽃제비를 단속해 사회질서를 바로잡으라고 상급기관에서 지시를 하지만 단속을 하는 시늉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며 "이는 단속을 해야 할 꽃제비들이 너무 많은 탓도 있지만 이들을 단속한다고 해서 자신들에게 돌아올 이득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류 씨는 "장마당 단속을 하면 뜯어먹을 것이 나오지만 꽃제비 단속은 아무런 소득이 없는 일인데 누가 그 일을 제대로 하겠느냐"며 금전만능주의에 물들어 있는 단속반의 행태를 꼬집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