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빌 클린턴 전 미국대통령 방북,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방북,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를 계기로 한 북한측 조문단의 이명박 대통령 면담, 추석에 남북 이산가족의 상봉 합의에 이어 연안호 선원 귀환 소식 등으로 남북관계가 해빙을 맞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같은 분위기에 편승해 중국에 거주하며 북한과 사업을 추진하다가 중지하고 있던 남한의 기업인들이 북한과의 사업을 재개할 계획을 세우며 조용히 북한 방문도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평양에 국수공장 설립을 준비하다 중단한 남한의 G회사는 "관계 실무자들의 방북 승인을 이미 통일부에 신청해 놓고 있는 상태"라고 회사사정에 정통한 한 중국내 소식통이 최근 자유아시아 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민경련 단동 사무소에서는 "빨리 방북비자를 요청하라고 권유하는 전화를 회사에 해왔다"고 덧붙였습니다.
신의주에서 식품 공장을 짓다가 중단한 남한의 김 모씨도 공장건설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자유아시아 방송(RFA)에 밝혔습니다.
북한에 교육 지원사업을 하고 있는 남한의 한 대북 지원단체도 관계자들이 9월 중순경에 평양을 방문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같은 일부 기업인들과 NGO 비정부기구들의 동향에 대해, 대북사업을 하다 큰 손실을 보고 포기한 남한의 한 인사는 "최근에 조성되고 있는 화해 분위기는 핵 문제로 유엔제재를 받고있는 북한 당국이 경제적인 위기를 모면해보려는 일방적으로 취하는 태도이며 이에 대한 남한 정부당국의 입장이 변경된 것이 아무것도 없는 현 상황에서 민간인들의 성급한 행보는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고 우려했습니다.
한편 중국에서 북한과 사업을 하고 있는 중국 기업인들도 "그동안 북한당국이 이명박 대통령을 "력도" 라는 표현을 써가며 통일부 장관 등의 임명에까지 시비를 걸고 이명박 정권의 대북정책을 혹독하게 비난해오다 최근 유화적인 행보를 보이는 것에 대해 남한 정부가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는 반응입니다.
남한과 북한 양쪽에 거래처를 두고 있는 중국의 사업가 송 모 씨(한족)는 "조선이 한국에 보이고 있는 유화책이 어려운 경제사정을 풀어보려는 속셈이라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는 일이지만 이를 문제 삼지않고, 남한 정부가 조선측의 유화책을 받아들여 남북 관계가 좋아진다면 사업을 하는 내겐 나쁠 것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반면에 남한에 자신의 딸을 출가시킨 인연으로 평소에 남한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중국 국적의 한 조선족 인사(공무원)는 "남한정부가 북측의 유화적인 태도에 화답할 경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1874호의 의미가 퇴색할 수 있으며, 이는 미국과 일본의 반발을 불러올 수도 있는 사안"이라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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