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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위안화 절상, 즉 위안화의 가치를 지금보다 높이는 조치가 단행될 것이라는 언론의 보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중국에 파견된 북한의 무역 일꾼들도 이런 위안화 절상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위안화가 절상될 경우 북-중간의 무역 결재통화가 미 달러화에서 중국 위안화로 바뀔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중국 정부는 위안화의 가치를 절상하라는 미국 등 국가들의 요구에 대해 거부감을 표시하며 위안화의 인위적인 절상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북한과 무역을 하는 중국 무역업자들 중에서 이를 그대로 믿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또 이런 분위기 속에 중국에 파견된 북한의 무역 일꾼들도 중국의 위안화 절상이 조만간 이뤄 질 것으로 예상하고 나름대로 이에 대한 대비에 골몰하고 있는 모습이 감지됩니다.
중국 단동의 개인 환전상 왕 모씨는 “조선의 한 무역 주재원이 최근 미화 3만 달러를 중국 위안화로 환전했다”며 “미국의 요구대로 위안화가 절상되면 달러 값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 그전에 돈을 바꿔놓는다고 말했다”고 5일 자유아시아 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중국 단동에서 한국 상점을 운영하고 있는 박 모씨는 “신발을 비롯한 식료품 등을 대량으로 구입해서 일부는 들여가고 일부는 가게에 맡겨놓고 있다”면서 “그것이 위안화 절상에 대비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전혀 무관하다고 말하기도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그는 “북한 주재원들도 이제는 전과 달리 이재에 매우 밝고 물가 정보에도 밝기 때문에 위안화 절상 소문에 손만 놓고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위안화가 절상이 될 경우 북한에는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통상 중국 위안화의 가치가 올라가면 중국에 물건을 수출하는 기업은 이익을 보고 중국의 물건을 수입하는 기업은 불이익을 보게 되는데, 북한의 경우 중국과의 교역에서 수입의 비중이 훨씬 많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되면 위안화 절상 이후 북한의 대중국 무역 적자폭이 더 커질 것이란 걸 쉽게 예측할 수 있습니다.
한편, 중국 위안화 절상은 북-중 무역 결제 통화를 미 달러화에서 중국 위안화로 바꾸는 계기가 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이 경우 북한 입장으로서는 미 달러화대 위안화 환율과 관계없이 중국과 북한 사이의 교역 상품 가격의 안정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미 달러를 제치고 위안화를 무역 기축통화로 구축하려는 야심을 가진 중국 측에서도 환영할 것이라는 것이 대북 관측통들의 지배적인 시각입니다.
실제로 지난 3월 13일 전국 인민대표대회에 참석했던 조련생(趙連生) 단동시장은 중국 인터넷 신문, 중국망(中國网) 과의 회견에서 “단동은 국제무역에서 인민폐(위안화)로 결산하는 시범구역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단동시는 조선과 무역 결산방면에서 부분적으로 새로운 탐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힌바 있습니다.
이는 북-중간의 무역 결제 통화를 중국 위안화로 추진하고 있음을 시사한 발언으로 해석 되며 중국 정부의 속내를 내비친 것으로도 풀이됩니다.
중국은 지난 해 4월 이미 위안화 대외결제 의지를 밝힌 데 이어 같은 해 7월에 역외무역위안화 결제 시범관리법’을 발표해 상하이(上海), 광주(廣州), 심천(深川), 주해(珠海), 동관(東筦) 등 5개 지역 기업이 홍콩, 마카오, 동남아 지역과 위안화로 무역결제를 하도록 허가한바 있으며 북한과의 최대 변경무역 지역 단동도 조만간 이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