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동해에 있는 북한 항구의 이용권을 속속 확보했습니다. 이런 성과는 중국 경제가 그동안 엄청난 발전을 하고 중국 정부가 소위 '중국판 동북아경제공동체'를 구상하는 데 따른 필연적인 결과일 수도 있습니다. 낙후한 지역이었던 중국 동북3성 지역은 경제 규모의 확대에 동반하는 물류 교류의 확대에 대처하려면 이제 동해의 북한 항구를 이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중국의 동해 진출에 관한 소식을 허형석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중국이 동해로 진출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하는 최신 사례를 들어주시겠습니까?
기자: 중국이 북한의 라진항에 이어서 청진항의 사용권까지 확보한 사례를 들 수 있습니다. 7월 22일 연합뉴스 보도를 보면 연변조선족자치주의 투먼(圖們)시 관계자는 옌볜하이화(延邊海華) 무역공사가 청진항의 부두 사용권을 확보했다"고 말하고 "투먼 통상구에서 북한의 남양을 거쳐 청진항으로 가는 화물의 철도 수송과 관련해서도 북한 철도성과 합의를 마쳤다"고 기존 보도를 확인했습니다. 이보다 앞서 한국의 MBC 텔레비전 방송은 6월 15일 중국이 청진항의 이용권을 확보했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MBC는 중국 정부가 투먼시에서 청진항까지 약170 킬로미터에 걸친 철도의 보수에 드는 비용을 차관 형태로 북한에 지원했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중국 화물선이 라진항에서 첫 출항에 나섰다는 이야기도 나왔지요. 첫 출항이라면 상당한 의미가 있을 텐데요. 무슨 내용인지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기자: 라진항 이용권을 확보한 중국 다롄의 창리(創立) 그룹이 7월 29일 출항 기념식을 열고서 라진항을 이용한 본격적인 해상 운송에 나섰습니다. 첫 해상 운송에 나서는 선박은 1만톤 급의 벌크선으로 훈춘(琿春)에서 생산된 석탄을 상하이로 운송합니다. 라진항을 기점으로 하는 해상 항로의 개통을 계기로 훈춘의 석탄을 비롯해 동북 3성 지역의 풍부한 지하자원과 곡물이 연간 약100만 톤 남방으로 운송된다고 전망됩니다. 연변조선족자치주는 올해 3월 훈춘의 취안허 (圈河) 통상구와 북한의 함북 원정리를 잇는 두만강 대교의 보수 공사에 착수해6월에 완공을 했습니다. 중국 동북지역의 물자가 라진항을 통해 남방으로 운송되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앵커: 중국의 동해 진출과 관련해 특기할 사항이 또 있습니까?
기자: 중국은 라진항과 청진항의 이용권에 이어 지하자원의 수출항인 단천항의 개발/이용권도 확보했다고 알려졌습니다. MBC 텔레비전 방송은 6월 18일 중국과 북한의 단천항 개발/이용에 관한 협상이 6월 초 마무리됐다고 전했습니다. 따라서 중국 측이 조만간 항만 보수와 개발에 나설 예정입니다. 중국이 단천항의 이용권까지 확보한다면 동북 3성의 수출품을 비롯한 기타 물품을 동해를 통해서 더욱 안정적으로 중국 남방과 해외에다 실어나를 수가 있습니다.
앵커: 중국은 이처럼 동북 3성의 물품 이동을 위해 동해의 항구 이용권을 확보했습니다. 이것의 의미는 어떻게 볼 수 있습니까?
기자: 중국이 동북 3성의 풍부한 지하자원과 곡물을 중국 남방 지역이나 동북아 지역으로 보낼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 동북 3성은 중국에서도 낙후한 지역으로 취급을 받았습니다. 이 지역은 중국 전체의 경제 성장에 힘입어 전반적인 발전을 이룩했습니다. 동북 3성이 앞으로 더 발전하려면 물류 통로의 확보는 일은 필수입니다. 동북 3성은 이 때문에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여서 물류 통로를 확보함으로써 더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연변대 윤승현 교수는 중국이 '과경(跨境) 경제/국경을 넘어서는 경제'의 구상을 실현했다고 그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중국은 라진/청진/단천항 등을 발전을 꾀하는 동북 3성이 태평양과 남방 지역으로 진출할 수 있는 경제전략적 요충지로 보고 그 이용권 확보에 공을 들여왔습니다. 중국 신문인 환구시보(環球時報)의 영문판 글로벌 타임즈는 3월 10일 중국이 라진항 사용권을 얻어 무려1세기만에 동해 길을 열었다고 지정학적인 의미를 크게 부여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중국은 동해의 북한 항구를 앞으로는 활발하게 이용한다고 전망됩니다.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하는 사례를 들어주실 수 있나요?
기자: 우선 '창지투/장길도(長吉圖) 개방 선도구 사업'의 축이 될 창춘(長春)-지린(吉林)-투먼-훈춘을 연결하는 고속도로가 10월 개통됩니다. 이 도로가 완성되면 지역의 경제 발전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중국의 동해 진출에 크게 도움을 준다고 관측됩니다. 북한과 중국은 훈춘-라진을 잇는 고속도로의 건설을 추진 중에 있습니다. 중국은 라진항 1호 부두의 전용권을 확보하기에 앞서 라진항을 이용한 해상 항로를 통해 러시아에 곡물을 수출해 왔습니다. 연변일보(延邊日報) 5월 14일자에 따르면 중국은 훈춘-라진-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를 잇는 국제 항로를 통해서 지난 2년 간 곡물 5만여 톤을 러시아에 수출했습니다. 이런 사실은 경제 발전을 이룩한 동북 3성이 북한 항구를 이용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는 점을 단적으로 드러냈습니다.
앵커: 이처럼 동해 진출에 공을 들이는 중국의 숨은 의도는 어디에 있다고 분석됩니까?
기자: 중국이 구상하는 이른바 '중국판 동북아경제공동체'를 실현하는 데 있다고 분석됩니다. 한국 미래전략연구원의 구해우 이사장은 4월 29일 학술 세미나에 나와서 이런 견해를 제시해 관심을 끌었습니다. 구 이사장은 중국이 작년에 있었던 원자바오/온가보 총리의 북한 방문을 계기로 동북아경제공동체 구상의 재정립에 나섰으며 북한이 외자를 유치하려고 라선특별시와 관련한 법을 개정한 일련의 조치는 이와 관련이 있다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는 중국이 북한 경제를 포괄해 자국 경제의 일부로 만들려는 '동북 4성화'를 염두에 두고서 대북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구 이사장은 말했습니다.
앵커: 중국 지린/길림성의 연변조선족자치주에 있는 2-3개 도시가 동해 뱃길을 확보하려고 경쟁적으로 나섰다고 전해졌습니다. 그 내용을 좀 자세히 소개해 주시지요.
기자: 연변조선족자치주의 훈춘/투먼/룽징(龍井) 등이 나섰습니다. 훈춘시는 2008년에 라진항 1호 부두의 사용권을 확보한 뒤 3월부터는 훈춘과 북한의 원정리는 잇는 다리의 보수 공사에 들어갔습니다. 100억 위안으로 2016년까지는 '동북아변경무역센터'를 조성합니다. 투먼시는 훈춘-라진으로 연결되는 해상 진출로에 맞서서 투먼-청진/투먼-하산 해상 진출로를 확보하려 합니다. 투먼-청진을 잇는 노후 철도의 보수에 착수하며 투먼-남양–하산을 잇는 철도 복원에도 적극적입니다. 룽징도 산허(三合)-회령-청진을 잇는 고속도로를 건설하고 카이산툰(開山屯)과 북한 삼봉리를 잇는 철도의 보수 공사에 관해 북한과 협의에 나섰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중국의 동해 진출에 관한 이모저모를 허형석 기자와 함께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