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북한 3대 권력세습 묵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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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초순으로 예정된 북한 노동당 대표자회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남인 김정은이 당 중앙위원으로 선출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중국이 북한의 3대 권력세습을 인정했다는 주장이 나와 주목됩니다.

자세한 소식을 양성원 기자가 전합니다.

한국 통일부 산하 연구기관인 통일연구소의 전현준 박사는 중국이 북한의 3대 권력세습을 인정했고 이 때문에 북한 당국은 김정은의 후계 승계 작업을 서둘러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전 박사는 월간지 ‘통일시대’ 8월호에 기고한 글을 통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내정된 3남 김정은이 중국과의 관계를 중시하고 있고, 중국으로부터 후계자의 지위를 인정받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전 박사는 김 위원장의 건강 악화에 따른 불안감 때문에 북한 당국은 후계작업 일정을 압축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면서 중국이 북한의 3대 권력세습을 인정한 것도 신속한 후계작업의 배경 중 하나라고 설명했습니다.

한국의 민간 연구기관인 세종연구소의 백학순 남북한관계연구실장도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중국이 지역 안정과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김정은의 권력 승계를 승인(endorse)하는 것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백 박사는 다른 나라의 내정을 간섭하는 것으로 비쳐지는 것을 꺼리는 중국이 공개적으로 김정은의 권력 승계에 대한 논의나 이를 승인한다는 언급은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1994년 김정일 위원장이 고 김일성 주석에게서 권력을 물려받을 때 중국이 이를 바람직하게 여기지 않으면서도 결국 승인했던 점을 지적하면서 이번에도 북한의 3대 권력세습을 묵인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백 박사는 중국이 김 위원장의 건강을 크게 우려하고 있으며 만일 북한의 권력승계 과정이 원활치 않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북한의 권력 공백과 그로 인해 야기될 수 있는 혼란을 원치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미국평화연구소(USIP)의 중국 전문가인 존 박(John Park) 선임연구원은 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아직 중국 정부나 공산당이 김정은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한 적이 없다면서 중국이 김정은의 권력 승계를 인정했다는 주장은 추정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Park: I haven't seen anything officially coming out of Chinese side, so it sounds more speculative.

중국 측 인사들과 자주 접촉하는 박 연구원은 중국 당국이 김정은보다 오히려 김 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면서 특히 지난 5월 장 부위원장의 중국 방문 이후 중국은 차기 북한 정권에서 그가 어떤 역할을 할지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일본의 교도통신은 지난 6일 복수의 북한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김정은이 9월 초 조선노동당 중앙위원 겸 정치국 상무위원에 선출될 전망이라고 보도했습니다.

교도통신은 김 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 부위원장도 김정은과 함께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선출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재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은 김정일 위원장 한 사람뿐이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