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국경지역 북한 경비대는 밀수 창구

북-중 접경지역을 지켜야할 북한 경비대가 여러 형태의 밀수를 조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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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북한과 중국의 국경 지역에서 밀수가 성행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런 밀수를 단속해야 할 북한의 국경 경비대가 북-중 밀수의 창구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랴오닝성의 북-중 변경지역에서 농사로 생업을 유지하고 있는 중국국적의 조선족 최준경(가명, 48세, 남)씨는 "북-중 변경지역에서 여러 형태의 밀수는 북한 군부대와 이루어지거나 북한 군부대의 비호 하에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북한과 밀수장사를 하는 중국 사람들은 모두가 민간인들이지만 북한의 상대방은 민간인 일 수도 있고 북한의 군부대, 심지어는 북한의 보위부 요원들도 있는데 이들 모두는 국경 경비대의 비호나 협조 하에 변경 밀수장사를 하고 있다는 게 최 씨의 설명입니다.

최씨는 실례로 자신도, "북한 경비대들로부터 20kg 정도 나가는 북한의 토종개를 한번에 10마리에서 많게는 20마리정도씩 사들이고 있다"며 "북한의 토종개는 고기 맛이 좋아 중국식당에서도 인기리에 팔리는데 북한에서 넘어온 개가 제대로 먹지를 못해 너무 야윈 상태이기 때문에 한 달 가량만 잘 먹여 살이 통통하게 오른 뒤 되팔면 100위안에 산 것을 300위안정도에 되 팔수 있어 짭짤한 장사가 된다"고 말했습니다.

10년 넘게 북한의 골동품 장사를 하고 있는 중국 국적의 조선족 박 모 씨도 "북한으로부터 물건을 넘겨 받기 위해서는 북한 경비대의 협조가 절대적"이라고 말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 경비대의 간부들(소대장급)한테 수시로 뇌물도 건네야 하고 심지어는 야간에 몰래 도강을 시켜 술대접을 하기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과의 밀수 중 이윤이 가장 많은 게 북한에서 나오는 파철 장사인데 요즘은 북한으로부터 나오는 파철이 거의 없는 상태"라고 게 앞서 말한 최 씨나 박 씨의 공통된 증언입니다.

변경지역 밀수장사를 위해서는 중국 국경 경비대도 있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들은 "중국쪽 경비는 그리 삼엄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얼마든지 경비병 눈을 피할 수 있고, 설사 운이 없어 적발이 되더라도 마약 거래가 아니면 벌금을 무는 선에서 해결된다"는 설명입니다.

"북-중 국경지역의 북한 측 경비대는 북한 군대 내에서도 돈을 벌 수 있는 좋은 자리로 꼽히기 때문에 거액의 뇌물을 바치고 그곳에 배치를 받기도 한다"고 중국내 대북소식통들은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