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차 핵실험을 진행한 뒤, 최초로 당국의 허락을 받아 촬영한 이번 기록영화는 북한 내부의 어두운 현실을 비판적으로 조명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정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상하이TV 기록영화 전문 방송채널(紀實)은 지난달 초 북한 내부를 촬영한 기록영화를 5부작으로 제작해 지난 20일부터 방송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방송되고 있는 상하이 텔레비전의 기록영화 제목은 '직접 북한을 보다(直击朝鲜)'입니다.
이 기록영화의 예고편은 '핵운밀포(核云密布)', 풀이하자면 "핵구름이 짙게 끼었다"는 중국말로 먹구름이 짙게 낀 평양 하늘을 배경으로 시작합니다.
기록영화는 12만2천7백 평방킬로미터의 작은 영토를 가진 북한이 세계 4위의 무력을 보유하고 있고, 핵 실험 이후에는 세계에서 초긴장 지역이 됐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비교적 우호적이라는 북-중 관계의 틀에서 벗어나 중국 텔레비전은 북한의 낙후한 현실을 고발하는 내용으로 방송하고 있습니다.
먼저 평양의 거리에 차량이 1분에 10대도 통과하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북한의 교통수단이 아주 낙후함을 고발하기도 했습니다.
영화는 평양의 버스 정류소에 길게 늘어선 사람들의 행렬과 사람들이 가득히 탄 시내용 버스가 시속 20km도 안 되는 속도로 움직이는 장면도 내보냈습니다.
평양시 십자 도로를 지키는 여성 교통안전원의 모습을 방영하면서 교통신호가 발달된 외국과 달리 뙤약볕에서 사람이 교통규율을 통제하는 형편없는 실상을 비꼬기도 했습니다.
영화는 수령 우상화 교양에 세뇌된 북한 주민들의 낙후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제3부 '수령의 품'에서는 평양산원을 찾아 북한의 무상치료의 시책을 소개하면서도 약품이 모자라 치료를 받지 못하는 일반 지방 병원의 낙후함을 대조적으로 소개했습니다.
몇 년 전 자원봉사로 북한에 온 한 네팔 의사가 실명위기에 처한 1,000여명의 백내장 환자들의 눈을 고쳐주었지만, 환자들이 눈을 뜨자마자, 김일성 김정일 초상화로 몰려가 만세를 부르는 모습을 방영하면서 정작 감사를 받아야 할 네팔 의사 대신에 모든 것을 수령의 덕으로 여겨야 하는 통제된 사회라는 것을 비추기도 했습니다.
북한 주민: 내가 다하지 못한 충성과 효성을 우리 아들딸들이 다 하도록 하며 우리 장군님을 천세만세 받들어 모시겠다는 것을 굳게 결의합니다.
북한이 2차 핵실험을 감행한 뒤, 유엔의 대북결의안에 중국도 찬성표를 던진 상황에서 촬영된 이번 중국 텔레비전의 기록영화는 주민들의 생활을 아랑곳하지 않고 핵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북한의 잘못된 생각을 꼬집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