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미 여기자 녹화물 탈북자 단속에 이용

중국 공안당국이 지난 3월 북한군에 체포됐다 석방된 미국 커런트텔레비전 소속 여기자들이 취재한 동영상을 압수하고, 거기에 찍힌 무국적 탈북 2세들이 은신해 있던 고아원을 강제 폐쇄하는 등 탈북자 단속에 이용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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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공안당국이 지난 3월 북한군에 체포됐던 미국 커런트(Current) 텔레비전 소속 로라 링(Ling)과 유나리(Lee) 기자가 취재한 동영상 테이프를 압수하고 탈북자 단속에 이용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당시 미국 여기자의 취재를 도왔다는 죄로 중국 공안에 체포됐다가 강제 추방당한 '두리하나 선교회' 이찬욱 목사(71)의 말입니다.

“제가 4월 8일 추방 명령을 받았는데, 추방하기 전에 공안들이 (고아원을) 정리하라고 하더라고요. 나에게서 가져간 자료 중에는 전부 다 그것이 들어있었습니다. 그래서 공안들이 그걸 알고 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폐쇄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중국 공안으로부터 탈북 고아원 폐쇄명령을 받은 이 목사는 추방되기 전에 건물 5곳을 폐쇄했고, 거기에 수용됐던 탈북 고아들 일부는 중국 친척을 찾아주고, 나머지는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켰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공안이 폐쇄령을 내린 고아원은 모두 미국 두 여기자가 체포되기 전에 취재한 탈북 고아원이었습니다.

중국 공안은 이 동영상 테이프를 두 미국 여기자와 함께 동행했던 미치 코스(Koss) 기자로부터 압수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이 목사는 말했습니다.

3월 17일 미국 두 여기자가 북한군에 체포될 당시 동영상 테이프는 코스 기자가 소유하고 있었고, 그때 북한 땅을 밟지 않았던 코스 기자는 중국 국경수비대에 체포됐습니다.

이 동영상 파일은 미국 기자들이 중국 연길에서 무국적 탈북 2세들을 수용하고 있는 고아원을 찍은 것이었다고 이 목사는 말했습니다.

미국 여기자들이 북한에 끌려간 뒤, 이틀 뒤인 19일 이들을 도왔던 이찬욱 목사도 중국 공안에 체포되었고, 컴퓨터와 카메라, 각종 서류를 압수당했습니다.

이 압수 서류에는 고아원에 수용됐던 탈북 고아 25명의 신상명세와 탈북인권 운동가의 연락처 및 향후 활동계획이 들어 있었다고 이 목사는 말했습니다.

미국 두 여기자는 취재 당시 탈북 고아 뿐만 아니라 음란화상채팅에 종사는 탈북여성들에 대한 취재도 함께 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은 관련 사실을 모르지만 만약 중국 공안이 탈북 여성 취재 사실까지 확보했다면 추가적으로 단속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이 목사는 말했습니다.

체포 직후 이 목사는 중국 조선족 경찰 3명으로부터 조사를 받았고, 조사받는 과정에서 촬영 테이프가 중국 공안에 압수된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이 목사는 중국 돈으로 벌금 2만원(미화3천200달러)를 내고 4월 8일 한국으로 추방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