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입주 중국기업 정보통신 요금 비싸

0:00 / 0:00

앵커: 북한이 평양과 나선지방에 국제전화와 인터넷을 개방하는 등 외자유치 환경을 만들기 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정보통신 기반이 열악해 이용료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외자 유치를 전담하는 조선합영투자위원회는 얼마 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투자설명회에서 나선과 평양에 국제통신센터를 세우고, 외국기업들에 한해 국제전화와 이메일(전자유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더 많은 외국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인터넷과 국제전화를 외국기업들에게 허용해줘야 하기 때문에 취한 조치로 풀이됩니다.

모든 기업 활동이 인터넷 망으로 이뤄지는 현 추세에서 기업들에게 있어 인터넷은 생명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외부정보 유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북한은 인터넷을 북한 전역으로 개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북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김광인 북한전략센터 소장의 말입니다.

김광인: 나선 지방은 어차피 특구로 되어 있고 특수한 지역으로 되어 있고, 자기들이 얼마든지 통제가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에 아마 그런 조치를 취했다고 봅니다. 기타 나선이나 평양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자유롭게 한다는 것은 우리가 아는 북한이 아니지요.

북한의 외자 유치를 지휘하는 수도 평양과 나선지구에만 인터넷과 국제전화를 열어놓겠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북한은 이미 나선과 평양에서 인터넷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나선 시내의 봉사시설과 회사들에 국제전화도 배치되고 있다"면서 "인터넷 등록비는 300유로(미화 400달러), 한 달 사용료는 390유로(500달러)로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조선신보에 따르면 나선지구에 설치된 인터넷 전용선은 빛섬유선(광케이블)이며, 올해 8월 현재 인터넷 가입자 수는 약 40개입니다.

미국 워싱턴 DC의 한 IT전문가(정보통신기술전문가)는 "북한이 나선 지방에 제공하는 빛섬유 통신 속도는 100Mbps(초당 100메가바이트로 전송되는 인터넷 속도)는 기업용으로는 괜찮지만, 인터넷 가입비와 월 사용료가 미국보다 비싸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넷망이 잘 구비된 미국이나 한국에서는 등록비용이 거의 없고, 한 달 사용료도 저렴하지만 북한은 몇 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의 인터넷 이용료가 높은 이유에 대해 동용승 삼성경제 연구소 연구원은 이렇게 말합니다.

동용승: 실효성의 원칙이지요. 사용자가 많지 않으니 비쌀 수밖에 없는 거예요. 사용자가 많으면 조금씩 받아도 빨리 회수할 수 있지만, 제한된 사람들한테서 많이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북한에 입주하는 중국 기업들이 컴퓨터를 많이 쓰는 금융업체나 정보산업체가 아니라 대부분 제작 산업임을 감안할 때 이용대비 사용료가 너무 비싸다는 지적입니다.

현재 북한은 중국 정보통신회사인 '중국전신'이 제공하는 인터넷 서비스를 받고 있으며, 이 빛섬유 통신선은 중국 단동에서 신의주로 건너와 평양까지 연결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