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표적 부동산 개발 국영 대기업인 루디 그룹이 북한의 나선 특구에 투자를 준비중이라고 중국 관영 매체가 보도했습니다. 야타이 그룹이 자재공단을 건설키로 한 데 이어 중국 국영 대기업의 나선 투자 계획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의 국영 대기업인 루디그룹(綠地集團)이 북한의 나선경제무역특구에 투자할 예정이라고 중국 관영 인민일보 자매지 인민망이 최근 보도했습니다.
이 매체는 루디그룹 장유량(張玉良) 회장의 말을 인용해 나선 특구의 전력망 건설 등 기반시설 공사에 루디그룹이 참여할 예정이라며 17일 베이징발로 이같이 전했습니다.
루디그룹은 상하이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중국 내 2위 규모의 부동산 개발 전문 회사로 세계 500대 기업에 속하는 국영 대기업입니다.
루디그룹의 나선 특구 투자는 장성택 북한 노동당 부장의 지난 주 방중을 계기로 중국 국영 대기업의 대북 투자가 점차 본격화하는 신호탄으로 볼 수 있어 주목됩니다.
앞서 지린성 창춘에 본부를 둔 중국 국영 야타이그룹은 지난 15일 증시 공시를 통해 나선 지역에 건축자재산업단지를 건설키로 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루디그룹 측은 일단 도시 기반시설 건설에 주력한 뒤 점차 산업단지 조성 사업에 나설 계획입니다. 초기 투자 지역은 나선 특구 내 약 7 평방킬로미터로 전체 투자금 규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수징(許敬) 루디그룹 부회장은 북한 측이 투자비용을 석탄 등 광산물로 지불하길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나선 특구 내 공단 조성과 관련한 투자 대금 회수를 보장받기 위해 북한의 광물자원 개발권을 요구중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그는 특히 이번 루디그룹의 나선 투자 결정이 ‘순전히 상업행위’라며 이익을 내기 위한 기업 행보의 일환임을 강조했습니다. 중국 기업의 투자 이익이 보장돼야 대북 투자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한 걸로 풀이됩니다.
하지만 수 부회장은 아직 투자 조건 등에 관한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았다면서 투자 시기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아직 북한 측과 완전한 합의가 이뤄지진 않았음을 시사한 겁니다.
앞서 중국 관영 CCTV는 지난 18일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장성택 북한 노동당 행정부장을 만난 사실을 전하면서 북한의 양 경제특구 개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습니다.
CCTV 녹취: 후 주석은 양국이 각자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 새로운 협력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아 두 핵심 경제지대 개발을 추진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점차 현실화하고 있는 중국 국영 대기업의 나선 특구에 대한 잇따른 투자 계획이 북한이 추진중인 경제 개혁과 외자 유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