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인터넷 통신기술이 나날이 발전하면서 요즘에는 국제전화도 공짜로 하는 시대가 열렸지요, 하지만, 인터넷이 제한된 북한에서 국제전화 비용은 얼마나 될까요, 이에 관한 소식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중국 인터넷 사이트에는 평양 김일성종합대학과 김형직사범대학에서 유학했던 중국 대학생들이 쓴 수기가 속속 올라와 이 궁금증을 풀어주고 있습니다.
얼마 전 중국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 인터넷 사이트에는 “평양에 사는 동안 통신망이 열악해 아주 불편했다”고 쓴 중국 유학생의 수기가 올라와 눈길을 끌었습니다.
김형직 사범대학에서 6개월 동안 유학했던 이 중국 대학생(JadeQuan)은 자기들이 묵었던 “보통강 구역의 한 외국인 숙소에 공동 전화기가 한대 있긴 했지만, 국제전화를 걸 수 없어 중국에 전화하자면 고려호텔까지 부득불 찾아가야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수기에 따르면 평양 고려호텔에는 국제전화뿐 아니라, 팩스(학스), 이메일도 주고받을 수 있는 국제통신 부스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에 한번 전화하는 데 드는 국제전화 비용은 분당 15위안.
전화비용이 너무 비싸 전화기를 한번 잡으면 인민폐 100위안을 우습게 날려 보내기가 일쑤라고 수기는 전했습니다.
그래서 중국 유학생들은 가족들과 전화할 때면 뭘 말할 것인가를 미리 생각하고 빨리 말하고 끊어 버리는 요령도 터득하게 되었다고 설명합니다.
더욱이 중국 유학생들을 놀라게 한 것은 북한에서 전자우편, 그러니까 인터넷으로 주고받는 이메일을 쓸 때도 돈을 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중국 유학생들이 고려호텔에 가서 이메일을 보낼 수 있냐고 묻자, 컴퓨터를 관리하는 직원은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사에서 개발한 전자우편 계정인 Outlook을 이용해 이메일을 보내고는 컴퓨터를 바로 꺼버려, 인터넷 사용도 철저한 감시 속에 이뤄지고 있음을 느꼈다는 것입니다.
이메일을 전송하는 비용도 아주 비싼데, 1kb를 발송하는데 인민폐 1위안씩 냈다고 이 중국 유학생은 수기에서 썼습니다.
중국에서 인터넷에 마음대로 접속하고, 이메일도 공짜로 보내던 중국 대학생들에게는 아주 이색적인 광경이라는 소립니다.
또, 이 중국 대학생은 외화시장과 내화(내수)시장이 공존하는 평양의 이색적인 쇼핑 문화에 대해서도 놀랐다고 수기에 적었습니다.
중국 유학생들이 자주 묵는 보통강 구역에는 북새거리 외화시장과 서성구역 내화 장마당, 모란장마당이 있습니다.
북새거리 외화시장에서는 900ml짜리 싱가포르 우유 한 팩이 미화 2.5달러에 팔리고, 중국산 오리오(奥利奥)과자는 5달러, 왕왕설(旺旺雪) 과자는 2달러에 팔리고 있습니다.
현재 중국에서 오리오 과자 한봉지는 대략 5위안에 팔리고, 왕왕설 과자는 4위안에 거래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평양에서는 3~4배 가량 비싸다는 소립니다.
북새거리 외화 시장에서 팔리는 물건들은 대부분 중국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일본에서 들여온 것들입니다. 이와 반대로 서성구역 내화 장마당에는 중국산과 북한산 공산품과 의류, 잡화가 암시장 가격에 팔리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도 인민폐 18위안짜리 중국 손전등이 북한 돈 3천600원에 팔리는 등 두 배 가까이 비싸게 팔리고 있다고 이 중국 유학생은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