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체류 중국인들 속속 귀국길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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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위원장 사망이후 북한에 체류하고 있던 중국인들이 속속 귀국길에 오르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김 위원장 사망발표가 있은 19일, 북한당국은 외국인들에게 일주일 이내로 북한을 떠나라는 통첩을 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기자가 전합니다.

김정일 위원장 사망이후 북한을 방문 중이던 중국인들이 서둘러 귀국하고 있습니다. 지난 15일 평양에 들어갔다 어제(21일) 평양발 베이징행 국제열차편으로 귀국했다는 중국인 류 모씨는 “김 위원장 사망발표가 있은 19일 오후 ‘외국인들은 24일까지 북한에서 나가라’는 인민반장 통보를 받고 부랴부랴 귀국길에 나섰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열차표를 구하지 못한 많은 사람들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며 자신도 “아는 사람을 통해 표값 65딸라에 수고비까지 모두 100딸라를 들여 어렵게 차표를 구했다”고 말했습니다.

류 씨는 또 “국제 열차표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은 일반 열차로 신의주까지 가서 자동차 편으로 압록강 철교를 넘어 단동으로 넘어 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일반열차는 국제열차와 달라 전기부족으로 자주 서는 바람에 평양에서 신의주까지 3일이 넘게 걸린다”고 전했습니다.

류 씨는 이어 “평양발 베이징이나 선양행 항공표는 평소에도 최소 열흘 전에 예매해야 구할 수 있는 형편이라 현재와 같은 비상 상황에서는 아예 항공표를 살 엄두를 내지 못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북한당국이 나가라는 24일까지 북한에서 출국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류 씨는 예상했습니다.

중국에 주재하는 북한인들은 급히 귀국길에 오르고 외국인은 북한을 빠져나오느라 중국과 북한을 연결하는 모든 교통편이 동이 났다는 얘기입니다.

북한과 중국을 잇는 최대관문인 중국 단동 해관은 김 위원장 사망 4일째를 맞는 22일 현재까지 입출국 수속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북한으로 들어가는 화물트럭들은 평소처럼 운행하고 있지만 압록강 철교가 교행이 불가능한 단선이라서 그런지 전처럼 분주한 모습은 아닙니다.

이밖에 신의주와 단동 사이를 하루에 한번 씩 오가는 우편물 차량도 정상 운행되고 있어 김정일 위원장 장례기간에도 인적 물적 소통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김 위원장 분향소가 마련된 단동 영사지부에는 22일까지도 조문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으며 단동 홍십자(적십자) 관계자들도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