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국적 화교들, 뒷돈 주고 중국 국적 획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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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살고 있는 화교들은 부모 중 한 명이 북한 사람일 경우, 그 자식들은 자동적으로 북한 국적을 갖게 되어 북한주민으로 등록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북한 화교들은 거액의 뒷돈을 주고 자식들을 중국 국적으로 바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전합니다.

북한당국은 북한거주 화교들의 국적선택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부모 중 한 명이라도 북한 국적일 경우 당사자들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무조건 북한 공민으로 등록해버립니다. 그러나 이같은 국적선택의 강제조항도 거액의 뒷돈만 대면 중국 국적으로 환원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과 북한을 오가며 보따리 장사를 하는 평양거주 화교 장춘옥(50)씨는 자유아시아방송(RFA)기자와 만나 “둘째 딸아이 국적 변경 때문에 고민이 많다”며 고민을 털어 놓았습니다.

아버지가 조선 사람인 탓에 자동적으로 조선 공민으로 등록된 자식들의 암담한 장래가 걱정되기 때문입니다.

첫째 아들은 돈을 들여 중국 국적으로 바꿔 놓았지만 둘째 딸을 중국 국적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미화 1,000달러 이상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는게 장씨의 설명입니다.

북한 화교들이 자녀를 중국 국적으로 바꾸려는 이유는 자식들을 장차 중국에 있는 대학에 보내기 위한 것도 큰 몫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부모 중 하나를 화교로 둔 자식들은 비록 조선 공민으로 등록되어 있다고 해도 ‘똥 뙤놈’ 소리를 듣고 살아야 하기는 마찬가지며 또 북한에서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길을 북한 당국이 원천 봉쇄했기 때문에 중국국적을 취득하기 위해 화교들은 온갖 노력을 다한다고 북한 출신 화교들이 증언하고 있습니다.

북한 출신 화교들 중 상당수는 이미 온 가족이 중국으로 이주했지만 아직도 북한에 그대로 거주하고있는 화교들 중 상당수는 부모 중 한쪽이 북한 국적이거나 자녀들이 아직도 북한 국적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북한 출신 화교들은 설명합니다.

북한 당국은 기회만 있으면 조-중 친선을 강조하면서 실상 북한에서 살고 있는 화교들에 대한 불평등한 대우는 예나 지금이나 전혀 달라진 게 없다고 북한출신 화교들은 북한당국을 성토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