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에 살고 있는 화교들 가운데 부모 중 한 명만 북한 공민인 화교자녀들의 중국 국적취득이 전보다 용이해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부모 중 한 명만 화교이고 다른 한 명은 북한 공민인 화교 2세들은 무조건 북한 국적으로 등록해야 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속칭 반쪽 짜리 화교들인데요. 이들의 중국 국적 취득이 예전에 비해 훨씬 쉬워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평양거주 화교 소식통은 “우리 부모님 중 한 분만이 중국 국적이라는 이유로 지금까지 북한공민으로 살아왔다”면서 “최근 중국 국적을 취득해 처음으로 중국방문에 나섰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중국 국적을 취득하려면 예전이나 지금이나 큰 돈이 들기는 마찬가지이지만 그래도 요즘엔 예전에 비해 들여야 하는 돈과 시간이 크게 줄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예전엔 미화로 1만 달러 이상을 뇌물로 고이고 상당기간을 기다려야 중국 국적을 취득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미화 3천 달러 정도만 고이면 중국 국적 취득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소식통은 또 “중국 국적 취득의 첫 단계로 북한국적을 제적해야 하는데 평양의 경우 2,500달러, 지방의 경우 2,000달러의 뇌물이 필요하다”면서 “북한 국적이 지워지고 나면 제적증명서를 발급받아 중국 대사관에 가서 중국국적 취득신청을 하면 심사를 거쳐 국적 취득과 함께 중국여권이 발급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것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고 중국 여권을 가지고 거주지역의 보위성에 가서 외국인 등록증을 받아야 하는데 이때 또 500달러의 수수료를 바쳐야 한다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자신의 조카가 중국 국적을 취득하는데 도움을 주었다는 한 중국인 소식통은 “과거에 비해 조선의 화교들이 중국 국적을 취득하는 것이 수월해졌지만 미화 3,000달러는 화교들에게는 여전히 큰 돈”이라며 “중국 친지들의 도움을 받지 않는 한 화교들이 자체로 마련 하기는 어려운 금액”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그 때문인지 조선화교 중에 친지의 도움을 받아 중국 국적을 회복하는 사람이 그리 많은 편은 아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중국 사람들에게도 3,000달러는 작은 돈은 아니다”면서 “아무리 자기 친족이라도 큰 돈을 선뜻 내놓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