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에 거주하는 중국 화교들에 대해 북한당국이 유화적 조치를 잇달아 내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제사회의 계속되는 제제로 위기에 봉착한 북한이 기댈 수 있는 나라는 중국 밖에 없기 때문에 중국정부를 의식한 조치라는 분석입니다.
중국에서 김 준호 특파원이 전합니다.
북한당국이 자국 내에 거주하고 있는 중국화교 껴안기에 나섰습니다.
지금까지 북한의 화교들 가정에는 설치를 불허해온 개인전화선도 허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친지방문차 중국에 나온 평양거주 화교 장 모 씨는 “김정은 동지가 올라오고 나서 화교들 집에도 전화 설치를 허용해줬다”면서 “그런데 전화요금이 조선 사람들 가정집 전화보다 3배가 비싸다”고 자유아시아 방송(RFA)에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까지 이웃 조선사람 집에 설치된 전화선에 따로 선을 연결해서 편법적으로 전화를 사용해왔는데 적발되면 벌금을 내야하는 등 몹시 불편하고 번거로웠는데 이제 그럴 필요가 없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돈만 있으면 개인 자동차도 살 수 있다고 한다”면서 “그러나 지금까지 없었던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 사람들이 눈치를 보며 실제로 자동차를 구매하지는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이밖에도 북한 화교들이 친척방문차 중국에 나와 2~3개월에서 1년 가까이 머물다 귀국했을 경우, 사법당국에서 중국에서의 행적을 철저하게 조사하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약식 조사로 끝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과 중국을 오가며 장사하는 화교 보따리 상인들의 중국으로의 출국 비자수속도 이전보다 빠르게 처리되고 있다는 얘깁니다. 평양의 경우 출국비자를 접수한 날로부터 일주일, 지방의 경우는 아무리 늦어도 보름이면 처리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화교들에 대한 북한당국의 유화조치는 북한출신 화교사회와 중국인들의 환영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화교사회는 일단 환영하면서도 이 조치가 얼마나 갈지 의심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2000년대 초반 중국 단둥에 정착한 평양 출신화교 주 모 씨는 “김정은 제1비서가 최고지도자로 나선 지금 중국에 대해 우호적인 신호(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화교들에 대한 유화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으로 생각 된다”면서 “그러나 변덕스러운 북한 당국의 성격상 이 조치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 두고 볼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중국 단둥의 또 다른 화교 진 모 씨도 “국제사회로부터 완전 고립된 북한이 전적으로 중국에 의존하다 보니 중국당국을 의식한 조치”라고 풀이하면서 “만약 중국과의 관계가 껄끄러워 질 경우, 언제라도 북한의 태도는 돌변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