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체류 북 화교들 귀국 미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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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척방문을 위해 중국에 온 북한 주민과 북한의 화교들이 북한으로의 귀국을 차일피일 미루고있다는 소식입니다.

어떤 이유인지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전합니다.

중국에 체류중인 북한 주민들이 북한의 화폐개혁과 돼지독감으로 불리는 신종독감 유행 소식을 접하고 체류기간을 넘기면서 북한으로의 귀국을 최대한 미루고 있습니다.

친척방문 명목으로 중국비자를 받아 단동의 한 식당에서 일하고 있다는 평양의 북한화교 왕수련(20대 여성)씨는 “중국에 온지 6개월이 다 되어서 이제는 조선으로 돌아가야 되는데 고민”이라면서 “중국에서 번 돈을 가지고 가도 조선에서 외화를 맘대로 바꿀 수 없다는 소식에 불안하다”고 말했습니다.

왕 씨는 “다른 동무들도 조선이 안정을 찾을 때 까지 돌아가지 말자는 얘기를 한다”며 “체류기간이 지나서 벌금을 무는 한이 있더라도 어렵게 번 돈을 손해나지 않게 할 방도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북한 화교들의 움직임은 북한의 화폐개혁으로 중국 위안화를 전처럼 쉽게 바꿀 수가 없고 환전을 한다고 해도 큰 손해를 보게 될 것 이라는 우려 때문입니다. 지금은 북한내 분위기가 어수선 하지만 좀더 시간이 지나면 외화 환전상들이 종전과 같이 영업을 하게 될 것 으로 기대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북한거주 화교들은 통상 90일간 체류가 허용되는 친척방문 비자로 중국에 나오는데 90일을 초과하면 북한 공관에 가서 약간의 벌금을 물고 90일간 체류를 재연장하는 조치를 받게 됩니다.

그러나 체류일이 총 180일을 초과한 경우, 북한으로 돌아갈 때 출국비자 연장을 해주기는 하지만 벌금을 크게 부과하기 때문에 6개월을 초과하지 않고 귀국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친척방문차 중국에 머무르고 있는 북한 국적 주민들도 고민은 비슷하지만 이들은 북한 공관으로부터 출국비자 연장을 받는 것이 거의 불가능 하기 때문에 반드시 귀국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중국 국적의 조선족 오 모(남,50대)씨는 “평안남도에 사는 자신의 외4촌이 돌아 갈 때가 됐는데 최소한의 돈만 줘서 돌려보내고 나중에 조선의 화폐개혁 혼란상황이 진정이 되면 이번에 주려던 돈을 인편으로 보내줄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에서 신종 플루가 돈다는 소식도 북한을 방문하려던 사람들을 주저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황해남도에 있는 친정집에 다녀오려던 북한출신 화교 진 모(30대, 여)씨는 “어렵게 초청장을 받아 친정에 갔다오려 했는데 조선에 신종독감이 돈다는 소식에 남편이 조선 방문을 만류하고 있어서 고민”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신의주에 거주하는 류 모 씨는 “돼지독감인지 그냥 감기인지는 잘 모르지만 여기저기 고열이 동반된 감기에 걸린 사람들이 많다”고 자유아시아 방송(RFA)에 전했습니다.

류씨는 “남조선에서 돼지독감 치료약 ‘타미플루’를 공급한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있느냐”는 자유아시아 방송(RFA)의 질문에 “그런 소식은 듣지도 못했고 설사 남조선에서 지원해준다 해도 일반 백성들에게 까지 그것이 전달될 것으로 기대하지도 않는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