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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끝난 북한 제4차 노동당 대표자회에서 최룡해 당비서가 정치국 상무위원과 인민군 총정치국장에 임명되는 등 김정은 시대의 핵심 실세로 떠올랐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일성 주석의 항일 빨치산 동료인 최현 전 인민무력부장의 둘째 아들인 최룡해가 지난 11일에 열린 제4차 당대표자회에서 정치국 상무위원에 올랐습니다.
중국 공산혁명 원로의 자제들이 태자당으로 불리며 권력 핵심을 차지한 것처럼 북한에도 새 권력층이 등장하고 있는 겁니다.
후계자 김정은의 고모부인 장성택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최룡해는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도 선출돼 군권의 요직도 차지했습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군부 내 최고직책으로 꼽히는 인민군 총정치국장에 임명돼 과거 조명록에 버금가는 실세로 등장했습니다. 직책으로만 보면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과 총참모장 리영호를 뛰어넘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버지 김정일보다 권력 기반이 약한 김정은으로선 앞으로도 혁명 2세대를 중용하며, 권력기반을 넓혀 나갈 것으로 전망됩니다.
[인터뷰: 김광인, 북한전략센터 소장]
“최룡해가 유능하거나 촉망받는 인물이라서 그 자리에 갔다기보다는 일단 혁명 2세대로서 믿을 만한 사람이고, 그렇기 때문에 권력에 대한 야심이 덜한 사람으로 최룡해를 발탁했을 것으로 봅니다.”
권력의 노른자위를 모두 꿰찬 최룡해지만, 그도 한때 정치적으로 고초를 겪은 시절이 있었습니다.
[인터뷰: 김태산, 전 체코조선신발합작회사 사장]
“1990년대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1비서 재직 당시 청년예술단 비리사건에 연루돼 자강도에서 노동자로 혁명화를 겪게 됩니다.”
그러나 이후 평양시 상하수도관리소 당 비서로 복권되고, 2006년에는 황해북도 당 책임비서로 부활하게 됩니다. 당시 한국의 노무현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했을 때 군사분계선에서 영접했던 사람이 바로 최룡해입니다.
그러던 그가 권력의 핵심으로 다시 떠오르기 시작한 것은 후계자 김정은이 등장하면서부터입니다. 그리고 2010년 제3차 당대표자회를 통해 후계자 김정은의 최측근임이 밝혀졌습니다. 당시 인민군 대장 칭호와 당비서 등 무려 5개의 직함을 받았습니다.
지난 4월 7일에는 당 중앙군사위원회와 국방위원회 공동결정으로 인민군 차수로 승진했습니다. 최룡해의 이 같은 승승장구에 대해 다르게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인터뷰: 최용환, 경기개발연구원 동북아연구센터장]
“북한에서 공식적인 권력 서열보다 중요한 게 지도자와의 친분관계입니다. 그런 것을 고려할 때 북한의 2인자는 한 명이 아니고, 여러 명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것이 북한의 전형적인 통치 방식입니다.”
초고속 승진을 거듭하고 있는 최룡해. 최룡해에 대한 김정은의 신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