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에서 3대째 이어져 오는 지하교인의 증언을 바탕으로 한 책이 영어로 발간돼 북한의 기독교 박해 실태를 생생하게 전하고 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탈북자 배 모씨는 최근 미국 콜로라도 주에 기반을 둔 대북선교단체 서울 USA의 에릭 폴리(Eric Foley) 목사와 함께 3대에 걸친 지하기독교신자 가정으로서의 경험을 담은 책을 발간했습니다. 북한에서 할아버지 세대부터 기독교를 믿어온 배 씨와 그의 아내는 최근 북한을 탈출해 한국에 정착한 후 ‘지하교인 세대들’ 정도로 번역될 수 있는 ‘These are the Generations’를 통해 북한의 지하교회의 역사와 실태에 관해 증언합니다.
폴리 목사는 이 책이 ‘세계 최악의 종교 탄압국’인 북한에서 배 씨 가족과 같은 지하기독교인들이 어떻게 대대로 기독교 신앙을 지켜올 수 있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준다고 10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폴리 목사 : 1960년대 북한 당국의 기독교 탄압으로 기독교 신자가 거의 없어졌기 때문에 탈북자 중에 3대에 걸친 기독교 신자가 없었습니다. 배 씨 부부의 지하 기독교인에 관한 증언이 그래서 귀중합니다.
폴리 목사는 탈북자의 대부분이 중국에 나와 선교사 등을 통해 기독교를 알게 되거나 북한에서 최근 기독교를 접한 사람들로 한 가정에서 오랜 기간 당국의 탄압으로부터 기독교 신앙을 지키기 위해 어떤 독특한 방법을 사용했는지를 알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책은 배 씨 집안이 어떻게 기독교 신앙을 유지해 왔는지 뿐 만 아니라 북한의 지하 교회가 어떻게 운영되는지를 알려줍니다. 이 책에는 특히 지하교회에서 예배 드리는 법, 몰래 기독교를 전파하는 법, 성경을 어떻게 공부하는 지 등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공산주의 국가 중에서도 북한의 종교 탄압은 유례가 없이 엄격하다고 폴리 목사는 전했습니다. 중국에서는 한밤중에 몰래 여러 교인 가정이 모여 찬송가를 부르고 예배를 드리는 것이 가능하지만, 북한의 경우 이웃 감시 체계가 너무 심해 여러 가정이 몰래 한 곳에 모일 수 없기 때문에 각 가정마다 따로 비밀리에 예배를 본다는 것입니다.
폴리 목사 : 북한은 학교선생님들이 어린 학생들에게 부모님이 눈을 감고 말을 하지 않는지, 집에서 이상한 노래를 하거나 책을 보지 않는지를 캐묻는 등 기독교 신자를 찾아내기 위해 각종 감시 체계가 철저히 가동되고 있는 독특한 사회입니다.
배 씨 부부는 북한의 기독교인들은 따라서 가족 끼리도 기독교 신자라는 것을 감추거나 단속을 피하기 위해 눈을 감지 않고 서로 마주 보고 대화하듯이 기도하고, 성경 내용을 외워 입에서 입으로 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폴리 목사는 배 씨 부부의 3대 지하교인에 관한 책 ‘These are the Generations’가 영어와 네덜란드어로 발간돼 이달초부터 인터넷 판매 웹사이트 Amazon.com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