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령시민들, 주민 고문 사망에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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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함경북도 회령시에서 죄 없는 청년을 고문 끝에 살해한 사건이 발생해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시 사법당국이 사건을 감추기 위해 사망문서까지 위조한 사실이 드러나 주민들이 크게 분노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모 김정숙의 고향으로 알려진 함경북도 회령시에서 죄 없는 청년이 보안서에 끌려가 고문 살해된 사건이 알려지면서 주민들이 매우 분노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지난 8월 26일에 일어난 사건이 지금에 와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시 사법당국이 위조된 사망문서를 가족들에게 전달했기 때문입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회령시 소식통은 "요새 전승원 사건으로 회령시가 몹시 뒤숭숭하다"면서 "이 사건을 세상에 크게 알릴 수가 없느냐?"며 울분을 토했습니다.

소식통에 의하면 시 보안서에서 살해된 전승원씨는 올해 31살의 청년으로 회령시 수북동 13반에서 홀어머니와 여동생을 돌보며 살았다고 합니다.

위궤양을 앓던 전 씨는 지난해 위천공 증상으로 수술을 받고 특별한 직업이 없이 장마당에서 두부 장사를 하는 어머니를 도우며 살았다는 것입니다.

그러던 그는 지난 8월 23일, 친구들이 훔친 자전거를 팔아주었다는 죄로 시 보안서에 구속되었습니다.

전씨는 보안서에서 자신은 훔친 자전거인줄 몰랐다고 항의했고 그의 가족들과 친척들도 전씨가 지난해 위장수술을 받아 건강이 몹시 나쁘다는 점을 내세워 구속을 취소해 줄 것을 사법당국에 거듭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도난당한 자전거 주인과 친척관계인 시 보안서 수사과장이 "버릇을 고쳐주겠다"며 고집해 그는 감옥에서 풀려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전씨가 구속돼 감옥에 갇힌지 불과 3일만에 사망했고 온 몸이 상처투성이인 시신을 찾은 가족들은 보안서에 몰려가 담당보안원의 고문행위를 고발하면서 강력히 처벌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소식통은 전씨의 사망소식을 들은 어머니와 여동생은 정신을 잃고 쓰러졌고 삼촌과 고모가 시 보안서에 찾아가 보안원들과 몸싸움을 벌렸(였)다면서 이 과정에서 접수(안내)실 창문이 깨져 삼촌마저 감옥에 갇혔다고 전했습니다.

사건이 크게 번지자 시 보안당국은 장례도 지내지 못하게 가족들로부터 시신을 빼앗아와 가족 동의도 없이 부검을 실시하는 포악한 짓을 저질렀습니다.

사건이후 계속해서 가족들과 주변사람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최근에야 전 씨의 사망원인이 위천공에 의한 병사라고 통지해 주민들의 분노를 샀습니다.

회령시의 또 다른 소식통도 전씨의 사망사건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몸이 너무도 쇠약해 어디 때릴 곳도 없는 사람이다"며 "죄 없는 사람을 구타해 살해하고도 오히려 살인자들이 더 기세등등해서 날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 씨의 사망사건을 사법당국이 병으로 인한 죽음으로 덮어두려 하자 회령시 주민들은 이를 두고 격렬한 논쟁을 벌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일부 주민들은 이 사건을 그대로 덮어둘 수 없다며 중앙당(노동당 중앙위) 신소처리과에 신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대부분 주민들은 "다 한통속 놈들인데 신소한다고 사건이 해명되겠냐?"며 "오히려 가족들만 더 큰 피해를 볼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합니다.

소식통은 보안서 관계자들이 전 씨의 가족을 찾아와 "어디 신소할 테면 해보라"며 큰소리를 친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힘없는 백성들은 죽어도 한을 풀길이 없다"는 주민들의 원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