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요즘 북한 고위 간부들 사이에서 전자담배가 유행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외부세계의 유행이라면 덮어놓고 따라하는 북한 간부들 속에는 특권의식이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 간부들 속에서 갑작스럽게 전자담배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데요. 중국에 자주 드나드는 무역일꾼들과 사사여행(친척방문)자들은 전자담배를 사다 달라는 간부들의 성화에 애를 먹고 있다는 얘깁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함경북도 소식통은 “청진시 간부들과 돈 많은 사람들속에서 전자담배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간부들속에서 전자담배를 피워야 날(위신)이 선다는 말이 나돌 정도”라고 전해왔습니다.
양강도의 소식통도 “새해 들면서 갑자기 장마당에 전자담배가 쓸어들고(밀려오고) 있다”면서 “던힐, 말보로, 세븐과 같은 이름의 전자담배는 한조(세트)에 중국 돈 4백 원부터 5백 원 사이인데 비싼데도 잘 팔린다”고 말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2월 16일에 내려질 대사령(대사면)을 앞두고 노동단련대나 감옥에 간 가족들을 빼내려는 주민들의 물밑작업이 치열한데 보안원들에게 바치는 뇌물로 가장 좋은 게 전자담배라고 할 만큼 인기가 높다고 소식통들은 말했습니다.
특히 소식통들은 이러한 전자담배를 건강을 위해 피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특권층에 속한다는 위상을 뽐내려는 수단으로 찾는다고 말해 북한에서 전자담배가 건강용품이 아닌 과시성 사치품임을 강조했습니다.
북한은 아직까지 전자담배를 권장하거나 선전하지 않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자담배가 일반담배에 비해 건강에 더 좋다고 인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 전자담배를 피울 경우 초기비용은 비싸지만 중국산 담배를 사 피우는 것에 비해 돈이 덜 들기 때문에 간부들과 부유층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정확한 지식도 없이 무분별하게 유통되는 전자담배 때문에 피해를 보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소식통들은 말했습니다.
중국인민폐 4백 원 정도인 ‘전자담배’는 모두 중국산 제품에 외국담배상표를 붙인 것인데 별도로 장착해야 하는 니코틴 암뿔(앰플-카트리지)은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얘기입니다.
최근에는 북한에서 자체로 제작된 가짜 니코틴 암뿔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 함흥과 평성, 등지에서 만들어지는 가짜 니코틴 암뿔은 담뱃대를 달인 물에 양잿물을 섞어 정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자담배를 찾던 간부들과 부유층에 충격을 주었다고 합니다.
소식통들은 “가짜 니코틴 암뿔까지 나돌면서 불량 전자담배가 오히려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며 “그러나 자기 과시와 체면이 우선이기 때문에 일부러 전자담배만 피우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해 건강에 해로운 전자담배의 마구잡이식 유통에 우려를 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