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남한에서는 '수세미', 북한에서는 '수세미 오이'로 불리는 넝쿨식물의 열매는 우리나라에서는 오래전부터 세척제로 사용되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북한의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외화절약을 위해 수세미 오이를 많이 심을 것을 지시해 간부들과 과학자들이 매우 당혹해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세한 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농업과학원의 연구사들이 수세미 오이씨를 얻기 위해 중국을 여러 차례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의 중국방문은 수세미 오이를 많이 심을 데 대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갑작스런 지시 때문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은 “수세미 오이는 김정은이 인민군 종자농장을 방문했을 때 현지의 한 농업과학자가 부족한 세제의 대용으로 제안한 것”이라며 “수세미 오이는 무기 등 군사장비의 녹을 벗겨내는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는 식물”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군은 오래된 군사장비에 녹이 슨 것을 벗겨 내기 위해 해마다 중국에서 많은 돈을 들여 합성수세미와 세척제를 사들이는데 수세미 오이를 심어 천연 수세미를 생산해내면 가정과 군수분야에서 대량으로 필요한 수세미를 식물성 수세미로 대체할 수 있어 외화를 절약할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요즘 북한에는 수세미 오이 종자가 전혀 없다는 보고를 받은 김정은이 중국에서 수세미 오이씨 5백kg을 구입해오도록 직접 농업성에 과제를 내렸다는 것입니다. 농업성은 우수한 종자를 선별할 농업과학원 연구사 4명을 중국 현지에 급히 파견했다고 소식통은 언급했습니다.
그러나 중국도 이미 성능이 좋은 합성세척제를 대량 생산하고 있어 수세미 오이는 거의 심지 않기 때문에 파견된 북한연구사들이 계획된 양의 3분의 1도 못되는 종자를 겨우 확보했다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은 “수세미 오이 종자를 얻기 위해 8월부터 최근까지 농업과학원 연구사들이 3차례나 중국을 방문했으나 끝내 만족할 만한 양의 수세미 오이씨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2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이야기했습니다.
북한이 수세미 오이씨를 얻기 위해 내각 농업성 산하 농업과학원 연구사들을 중국에 파견한 것은 올해 8월 12일에 있었던 일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인민군 종자연구농장인 810군부대 1116호 농장을 시찰한 것과 때를 같이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1116호 농장을 시찰하면서 김정은은 외화를 절약하기 위해 군과 군수공업 분야에서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던 세척제를 수세미 오이를 심어 대체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한편 소식통들은 “지금이 어느 때인데 옛날에 쓰던 수세미 오이를 심으라는 것이냐, 그런 품을 들일 바엔 차라리 질 좋은 중국산 세척제를 사서 쓰는 게 훨씬 경제적일 것”이라는 주민들의 반응을 전하며 “간부들과 과학자들조차도 수세미 오이를 심으라는 김정은의 지시에 당황해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