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민들 “클린턴 방북, 미북 관계 무영향”

북한에 억류 중이던 미국인 여기자 2명의 석방을 이끌어 낸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을 계기로 미국과 북한 간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정작 미국인 10명 중 6명은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이 양국 관계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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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과 미국인 여기자의 석방이 미국과 북한 양국 간 관계 개선에 이바지할 것이란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다수의 미국인은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이 미북 관계 개선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여기는 것으로 미국의 케이블 TV인 폭스 뉴스의 최근 여론조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폭스 뉴스가 지난 11일과 12일 미국 전역의 등록 유권자 900명을 대상으로 한 전화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이 미북 간 관계에 미칠 영향에 대한 질문에 절반이 넘는 59%가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반면 클린턴 전 대통령의 이번 방북이 미북 양국 간 관계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 유권자는 30%에 그쳤습니다. 또 응답자의 7%는 오히려 이번 일로 양국 관계가 더 악화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정당별로는 공화당 소속 유권자의 65%가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과 미북 양국 간 관계 개선 가능성에 "무 영향"이라고 답했으며 19%와 13%의 응답자가 각각 "관계가 개선될 것", "오히려 관계가 더 악화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반면 민주당 소속 유권자는 48%가 "영향 없음", 45%가 "관계가 개선될 것"이라고 답하고 3%만 "관계가 더 악화할 것"이라고 예상해 공화당 유권자들과 약간 차이를 보였습니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 클린턴 전 대통령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나 미국인 여기자의 석방을 이끌어 낸 것이 앞으로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납치 증가로 이어져 나쁜 선례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일부 보수 단체의 주장에 미국인 대부분이 동의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북한의 독재자 김정일을 만나 미국인 여기자의 석방을 이끌어낸 것이 앞으로 미국인 납치를 더 부추길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10명 중 7명인 72%가 "노( NO)"라고 답한 반면 "그렇다"는 19%에 그쳤습니다. 정당별로도 민주당 소속 유권자 77%, 공화당 소속 유권자 64%가 각각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과 여기자 석방이 선례가 돼 미국인 납치 증가로 이어질 것이란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해 별 차이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번 여론 조사에는 민주당 소속 유권자 353명과 공화당 소속 유권자 312명, 그리고 무소속 유권자 199명이 참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