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정성장: 북한은 미국이나 다른 나라보다 상대적으로 시간에 쫓기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정일은 2012년까지는….
세종연구소 정성장 박사는 “북한은 시간에 쫓기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2012년 강성대국 진입 원년이라는 목표를 이루려고 북한은 남한의 경제적 도움이 필요한데, 이명박 정부는 예전 김대중 노무현 정부처럼 북한을 도와주지 않기 때문이라고 정 박사는 설명합니다. 따라서 북한은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유화책으로 바꾸기 위해서라도 극약 처방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20일 서울외신기자클럽 간담회에 참석한 정 박사는 전망했습니다.
정성장: 북한의 입장에서 봤을 때, 개성공단 폐쇄야말로, 그 결단이야말로, 이명박 정부를 움직일 수 있는 유일한 카드가 아닌가라고 생각합니다.
정 박사는 북한이 2006년 핵실험을 통해 당시 미국 부시 행정부가 북한과 직접 대화에 나서도록 유도한 적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번에는 한국을 상대로 개성공단 폐쇄라는 압박 수단을 선택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 박사는 또 북한은 개성공단 폐쇄를 통해 “체제 결속 효과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정성장: 더는 남한에 대해서 기대를 하거나 환상을 갖지 말라는 메시지를 북한 엘리트들, 그리고 주민들에게 던져줄 수 있을 겁니다.
개성공단을 폐쇄한 다음 북한은 “한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때문에 그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변명하면서 신의주 같은 곳에서 중국 기업 유치를 위시한 대안을 찾을 것”으로 정 박사는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이날 외신기자클럽 간담회에 함께 참석한 국방연구원의 백승주 박사는 북한 경제가 이미 개성공단에 의존하는 비중이 높아진 상황에서 유엔 경제 제재가 본격화될 여지가 있는 현재 개성공단 폐쇄를 북한이 단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미 개성공단에 취업한 북한 노동자가 3만 9천여 명이고, 그들의 부양가족까지 계산하면 15만 명가량의 북한 주민이 개성공단을 통해 생존하고 있지 않으냐는 지적입니다.
백승주: 한국 국민을 겁주고 한국 정부에 골탕을 먹이고, 또 국제 사회에 (북한의) 결의를 보여주기 위해서 단기적으로 그렇게 할 수는 있지만, 이미 북한 경제가 한국 경제에 의존하는 구조의 틀 속에, 협력의 틀 속에 들어와 있기 때문에, 완전히 차단하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개성공단의 존폐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이처럼 서로 엇갈린 전망을 하고 있지만, 북한이 개성공단을 유지할 의지가 있는지는 21일 개성에서 열리는 남북 당국 간 접촉에서 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