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통일교 재단인 통일그룹이 12년 동안 북한에 투자해 운영해온 평화자동차 합작 사업을 최근 접은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남북 합영회사의 상징이었던 평화자동차가 설립 12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집니다. 그동안 평화자동차에 투자했던 통일그룹은 북한에서 자동차 사업을 접는 대신, 새로운 사업을 통해 대북사업을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의 중앙일보는 27일 이 같은 사실을 전하면서 “수익 전망이 있는 유통업으로 사업을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를 위해 “평화자동차는 한국 정부에 남북 경제협력사업자 승인 취소를 신청했다”고 이 신문은 밝혔습니다.
통일그룹이 자동차 사업을 접은 이유는 수익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더욱 근본적인 이유는 문선명 총재의 사망과 관련이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또 중국 자동차회사가 북한에 진출하면서 평화자동차가 더 이상 설 자리를 잃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의 한 대북 소식통은 27일 전화통화에서 “중국이 북한에서 자동차 사업을 시작하면서 북한이 평화자동차 남포공장을 중국측에 넘긴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상 유지만을 할 뿐 더는 투자하지 않으려는 통일그룹에 북한 당국이 사업 포기를 권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현재 북한은 중국 단동의 중조변경무역유한공사와 함께 평양에 자동차 조립공장을 설립하고 지난해부터 ‘평양자동차’라는 상표로 버스와 화물차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북한에 진출한 중조변경무역유한공사는 내년 3월 개장을 목표로 대형 전시장을 갖춘 자동차 부품상점도 만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북한과 중국은 평양에 종합자동차 조립생산 단지도 조성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처럼 자동차 사업에서 중국이 북한 진출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북한 지역에 생산거점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는 북한의 노동력이 중국보다 훨씬 저렴한데다 공장 부지도 중국보다 싼 가격에 확보할 수 있어 향후 자동차 수출에 대비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자동차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중국 자동차 회사들이 북한의 저렴한 노동력을 이용해 생산한 차량을 나중에 한국으로 수출하게 될 경우 한국 자동차 업체들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