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의류업체 대북 역외가공 첫 승인

앵커 : 중국 정부가 최근 지린성 의류업체 4곳에 대해 대북 역외가공을 처음으로 승인한 걸로 확인됐습니다. 북중 양국 간 위탁가공무역이 제도화하고 대규모로 확대되는 계기가 될 수 있어 주목됩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의류회사 4곳이 지난 달부터 위탁 가공 형태로 북한에서 의류를 시범 생산중이며 북한 노동자들이 만든 의류는 곧 중국에서 판매될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이 1일 입수한 중국의 ‘첫 대북 출경가공 결정’ 공고문에 따르면, 지린성 훈춘해관(세관)은 지난 달 초 관내 기업 4곳에 옷감 등 원자재를 북한으로 반출해 북한 내 공장에서 의류를 생산한 뒤 완제품을 중국 국내로 가져와 판매할 수 있도록 허가했습니다.

중국 기업이 북한과 사실상 역외가공 방식, 즉 국내 원료를 해외로 가져가 가공한 뒤 다시 국내로 반입하는 방식으로 위탁가공에 나설 수 있도록 정식 허가한 겁니다.

공고문은 해당 기업 네 곳이 북한 내 공장에서 와이셔츠 등 연간 1천500만 장의 옷을 생산해 올 한해 동안에만 총1억4천만 달러의 생산액을 달성할 수 있을 걸로 예상했습니다.

반면 공장 설비의 북한 이전은 금지되고 원자재만 반출한 뒤 북한 내 공장의 설비와 노동력을 이용해 옷을 생산하게 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조치는 ‘훈춘운달복장유한공사’ 등 4개 기업에 한해 2년간 시범 실시됩니다.

비록 한시적인 시범조치이긴 하지만, 노동력 부족에 시달려온 중국 기업이 손쉽게 풍부한 북한의 노동력을 활용할 길이 열릴 것으로 예상돼 주목됩니다.

한국의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 교수는 이 날 RFA, 자유아시아방송에 이번 조치가 “5.24 제재조치 이전에 한국의 중소기업이 북한을 상대로 추진했던 역외가공방식과 흡사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임을출 교수 : 북중 양국이 '윈윈'할 수 있는 새로운 시도입니다. 이전에도 간헐적으로 중국 기업이 북한에서 역외가공을 해왔지만 공고문대로 추진된다면 북중 간 위탁가공무역이 제도화되고 대규모로 확대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공고문은 훈춘내 의류 가공 공장에서 일하는 중국 근로자의 월 평균 임금이 2천700~2천800 위안(미화 430~450 달러)인 데 반해 북한 근로자 임금은 1천500~1천600 위안(미화 240~260 달러)에 그친다고 지적했습니다. 1인당 1천 위안(미화 160 달러) 이상의 임금 차가 나 대북 역외가공에 나선 중국 기업들로선 그 만큼 더 많은 이윤을 남길 수 있다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