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신병에 겨울군복 공급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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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의 지방군부대들이 신입 병사들에게 겨울용 군복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군 후방물자 생산권을 놓고 권력기관끼리 다투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돼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이 동계훈련이 시작된 지금까지 상당수 신입병사들에게 겨울용 군복을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고 여러 현지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인민군 후방총국이 자금난으로 군복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이미 군복은 수량대로 모두 생산되었는데도 개별적인 병사들에게 지급이 안 됐다는 주장도 있어 그 내막에 궁금증이 일고 있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해마다 농촌에 있는 군부대들은 신입병사들에게 새 군복을 제때에 공급하지 못해왔다”며 “올해는 그러한 현상이 더 두드러져 신입병사들 대부분이 겨울용 군복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군복을 공급받지 못한 신입병사들은 2년 전에 입다가 폐기된 낡은 군복들을 다시 기워 입으며 추위에 떨고 있다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올해 겨울용 군복이 제대로 공급된 곳은 국경경비대와 각 지방에 주둔하고 있는 군단, 여단 본부들뿐 이라고 소식통은 언급했습니다.

특히 농촌지역에 주둔한 군부대일수록 낡은 군복을 입고 있는 병사들이 많은데 이는 눈에 잘 뛰지 않는 군부대들에 공급되는 후방물자를 중간급 군 간부들이 착복하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했습니다. 물자를 떼인 하급 지휘관들은 훗날 다른 물자공급에서 불이익을 받거나 자신의 장래에 영향을 미칠 것이 두려워 하소연도 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다른 해는 몰라도 올해는 인민무력부 후방총국이 군복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했다”면서 “군복생산을 맡은 내각에 뭔가 문제가 생긴 것 같다”고 이번 사태의 또 다른 원인을 지적했습니다.

그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인민무력부가 자체로 외화를 벌어 군복을 생산했는데 올해부터는 모든 생산체계를 내각으로 일원화 하면서 군복생산과 후방물자 공급도 내각 산하 상업성과 경공업성에서 맡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올해부터 군 후방물자 공급을 맡은 내각이 군부를 길들이는 차원에서 군복공급을 일부러 늦추거나 자금문제로 하여 군복을 제대로 생산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인민무력부에서 내각으로 넘어간 군 후방물자 생산권을 놓고 내각과 2경제(군수경제)위원회가 치열하게 다투고 있는 상황”이라며 “군수물자 생산권을 둘러싼 권력기관들의 다툼 때문에 애매한 병사들만 한겨울 추위에 떨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