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남한 국제공조 분쇄”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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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외교부문과 무역부문 종사자들, 외국방문객을 대상으로 천안함 사건관련 남한의 국제공조를 파탄시키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남한의 국제공조 파괴를 강성대국 건설의 사활이 걸린 문제라고 까지 지적했다고 하는데요.

지세한 소식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 지도부가 남한의 천안함 사건관련, 국제공조를 파탄시키는데 총력을 기울이라고 외교부문과 무역부문, 주민들의 해외방문을 허가하는 국가보위부 해당부처들에 거듭 재촉하고 나섰다는 소식입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침’으로 된 지시문을 통해 “남조선 괴뢰들의 국제공조를 분쇄시키지 못하면 사회주의 강성대국 건설에 큰 난관이 조성된다”며 위기감을 노출시켰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연일 내리는 방침을 두고 북한 간부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많다는데요. 30일, 자유아시아방송과 통화한 회령시 무역기관의 한 일꾼은 “남조선 천안함 사건과 관련된 김정일의 방침(직접지시)이 어제(29일) 내려왔다”며 “5월 28일에 첫 방침을 내린 후 이번까지 세 번째로 같은 내용의 방침이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업자의 주문을 받아 옥돌 임가공 사업을 한다는 그는 ‘5월 29일 방침’으로 명명된 이번 지시문을 전달받기 위해 회령시당에서 30일 오후 2시부터 각 기관장, 초급당비서들이 참가하는 간부강연회의가 열렸다면서 해당부문별로 방침을 전달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해당부문별 방침전달은 같은 내용의 방침을 일반과 비공개 부분으로 나누어 간부들의 등급과 맡은 직책에 따라 전면, 혹은 부분적으로 내용을 전달하는 방식이라고 그는 말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이번 방침의 내용은 5월 28일과 6월 7일에 내렸던 방침 내용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며 남한의 “국제공조를 짓부시는 투쟁은 인민대중 중심의 우리식 사회주의를 지키고, 사회주의 강성대국을 성과적으로 건설하기 위한 전 인민적 결사 항전”이라고 규정했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정일이 천안함 사건과 관련 남조선의 국제공조를 파탄시키라는 내용의 지시문을 내렸다는 사실은 무역사업을 위해 중국현지에 나와 있는 북한 무역일꾼들과 친척방문 목적으로 중국에 머물고 있는 북한 주민들을 통해 보다 구체적으로 알려졌습니다.

식량관련 무역사업을 위해 중국 장백현 백산시에 머물고 있는 양강도 혜산시 무역관리국의 한 일군은 “그런 방침이 또 내려졌다는 소식은 아직 모르고 있다”면서 “이미 전에 내려진 방침들은 중국에 나오기 전에 전달받았다”고 인정했습니다.

그러면서 “꾸준히 설득하고 해설해서 한사람의 지지자 동정자라도 더 만들어야 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적들의 반공화국 책동을 단호하고 무자비하게 짓부셔야 한다”는 방침의 내용들을 전해주었습니다.

친척방문차 중국 연길현 도문시에 나와 있는 한 주민도 도강증(여권)을 받고 중국에 나오기 전에 보위부 외사과에서 3시간 동안 외사담당지도원으로부터 조언을 받았다고 확인하면서 “(중국 친척들이나 주변사람들을 상대로) 천안함 사건에 대해 누가 먼저 물어보지 않아도 우리가 먼저 말을 꺼내고 내용적으로 잘 설득시켜서 한 사람이라도 우리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지시를 받았다고 털어 놓았습니다.

또 북한 보위부는 이러한 지시를 주면서 요점적인 내용은 잊지 않게 수첩에 적을 것을 요구했다고 그는 밝혔습니다.

한편 소식통들은 북한 간부들속에서 김정일의 천안함 관련 방침들을 놓고 야유적인 유머들이 함께 돌고 있음을 전했습니다.

그들 말에 따르면 방침내용이 전달된 후 북한 간부들 속에서는 “그렇게 급한 걸, 왜 저질렀니?”라는 야유의 말을 줄인 “왜 했니?”라는 말이 은밀히 유행하고 있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