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석탄값 폭등으로 서민생활 위협

0:00 / 0:00

앵커 : 북한의 석탄값이 폭등해 도시서민들이 난방용 연료 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식량난과 함께 땔감부족까지 겹쳐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전합니다.

겨울철이 다가오면서 난방용 석탄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 내 석탄 값이 크게 오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겨울철 난방을 주로 석탄에 의존하는 도시 서민들이 크게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통들의 전언입니다.

최근 방문차 중국에 나온 강원도 원산 주민 리 모씨는 “작년에 석탄 1톤에 7~8만원이었는데 중국에 나오기 직전인 지난주엔 석탄값이 작년보다 4배 이상 오른 톤당 32만원을 넘었다”고 자유아시아 방송(RFA)에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석탄값이 이보다 더 오를 것이 분명한데 강냉이 한 킬로 사먹기도 힘든 서민들이 겨울을 어떻게 나야 할지 막막한 실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리 씨는 이어서 “보통 4인 기준 한 가구가 겨울을 나기 위해서는 약 2톤 정도의 석탄이 소요된다”면서 “아마도 이번 겨울에 아사자와 함께 동사하는 사람들도 많이 생겨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석탄값이 이처럼 크게 오른 이유에 대해 리 씨는 ‘환율 상승’을 가장 큰 이유로 꼽으면서 “석탄이 주로 수출용으로 생산되기 때문에 주민들의 땔감으로 공급되는 석탄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역시 중국방문길에 나선 평양 주민 장 모씨는 “석탄값 급등으로 구멍탄 장사를 하는 사람들도 비상이 걸렸다”면서 “구멍탄 찍어낼 석탄 구입이 어려워진 영세 장사꾼들은 겨울이 오는데도 구멍탄 장사를 아예 포기한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장씨는 또 “평양시내도 지방도시와 마찬가지로 땅 집(단독주택)이나 아파트 주민 할 것 없이 겨울 난방은 거의 석탄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한겨울에 난방을 못해 추위에 떠는 고생은 식량부족으로 겪는 배고픔 보다 더 고통스럽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해마다 겨울철에 다른 계절보다 사망자들이 많이 발생한다”며 “이는 난방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없는 극빈층 노약자들 중에 동사자가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해마다 겪는 북한의 겨울철 난방문제는 석탄 이외에 다른 마땅한 땔감이 없는 도시지역의 취약 계층이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취사와 난방에서 석탄 의존도가 적은 농촌과 산간 지역은 사정이 조금 나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한편 중국 동북지방의 난방용 덩어리 석탄가격은 톤당 1천 위안 정도입니다. 현재 북한의 석탄값은 중국의 3분의 1 수준이지만 양국 주민들의 소득 수준을 감안 할 때 북한의 민간용 석탄값은 가히 살인적이라는 게 소식통들의 지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