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만 비싸지…” 평양 비엔나 커피점 썰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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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평양의 김일성광장에 문을 연 유럽식 ‘비엔나 커피숍’이 커피문화를 즐기기에 평범한 분위기와 비싼 가격 때문에 그다지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지난달 북한을 방문한 익명을 요구한 영국 관광객은 평양 김일성광장 옆 중앙역사박물관 건물에 문을 연 ‘비엔나 커피숍’이 매우 한산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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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지난달 17일 평양을 방문했을 때 커피숍을 들렀는데요. 저와 친구 그리고 1~2명 정도 있었습니다. 같은 건물에 붙어 있는 한식당에서 관광객들이 저녁을 먹고 들를 수 있지만 많은 이들이 찾지는 않았습니다. )

‘비엔나 커피’란 진한 커피 위에 생크림을 듬뿍 얹은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유래한 커피입니다. 이 관광객은 ‘비엔나 커피’와 사과양귀비 빵 등은 비교적 맛있었지만 커피 문화를 즐길 아늑한 분위기도 느껴지지 않고 커피숍은 한산했다고 말했습니다. 커피숍의 안락한 의자에 앉아 음악과 커피를 즐기며 담소를 나눌 만한 장소는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지난해까지 북한에 거주했던 카타리나 젤위거 스위스개발협력처 전 평양사무소장도 평양의 외교관들이 김일성광장에 갈 때나 ‘비엔나 커피숍’을 찾지만 그 지역에 자주 가는 편은 아니라고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이 커피숍에서 일하는 북한의 여 종업원은 외교관과 외국인이 주 고객이며 하루 평균 30명에서 40명의 손님이 이 곳을 찾는다고 지난해 11월 독일(도이췰란드)의 일간지 프랑크푸르트 룬트샤우에 밝혔습니다.

그러나, 독일(도이췰란드)의 민간단체 ‘한스자이델재단’의 베른하르트 젤리거(Bernhardt Seliger) 서울사무소장도 지난 1월 평양을 방문해 ‘비엔나 커피숍’을 찾아갔더니 문이 닫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자신의 일행을 위해 가게 문을 열어 주었고 따라서 그들 이외에 손님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대다수 평양 주민에게 값이 비싼 편이고 평양 거주 외국인들도 자주 가지 않는다고 들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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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리거 소장:

외교관들은 그 지역에 자주 갈 일이 없고, 외국인 관광객이 가끔 찾는 정도로 아직은 한산한 편입니다. 커피 한 잔에 2~3유로 정도로 일부 부유층을 제외하면 북한 주민에게는 너무 비싸고요.)

‘한스자이델재단’이 제공한 사진에 보면 비엔나 커피, 카푸치노, 카페라테 등이 북한돈 350원입니다. 이와 같이 메뉴판 즉 차림표에는 북한돈으로 표시돼 있지만 이 곳을 방문한 외국 관광객은 유로화 등 외국돈으로 지불했다고 전했습니다. 1유로의 환율이 북한돈 137원 안팎으로 ‘비엔나 커피’ 한 잔에 2~3유로를 냈다는 것입니다.

또 다른 북한 소식통은 북한돈 350원이면 북한 주민에게도 비싼 가격이 아니지만 커피숍에서는 북한돈을 받지 않고 2유로를 다시 시장환율을 적용해 북한돈 수천 원에 판매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2유로는 북한 노동자의 두 달치 월급 5천원 가량이 된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