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한반도를 강타한 한파로 북한지역에서도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 중에서도 양강도 삼지연군 주민들의 피해가 극심하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역대 최저기온 기록을 연이어 갈아치우며 북한 전역이 한파로 신음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당국도 비상대책 마련에 분주하지만 사회안전망과 주민보호시설들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아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양강도의 소식통은 “갑자기 들이닥친 추위로 인해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그 중에서도 삼지연군 주민들이 겪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기록적인 추위가 들이닥쳤던 지난달 26일, 양강도 혜산시의 최저 기온이 영하 27도였다며 혜산시의 기온이 영하 27도면 삼지연군은 영하 33도 정도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백두산이 위치한 양강도 삼지연군은 북한에서 가장 추운 지역으로 혜산시에 비해 항상 6도 정도 낮다는 것이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양강도의 삼지연군은 지난 2001년에 ‘6.18돌격대’가 들어가 기존의 살림집들을 모두 허물고 땔나무 대신 전기난방으로 된 새로운 살림집을 지었는데 전기가 제대로 보장되지 못하다나니 해마다 겨울철이면 큰 피해를 입는다고 소식통은 언급했습니다.
삼지연에 필요한 전력은 12만kw인데 올해의 경우 갑작스러운 추위가 몰려와 북한 당국이 예비전력까지 투입했음에도 겨우 4만kw밖에 공급하지 못해 군 전체의 기능이 완전히 마비됐다고 소식통은 주장했습니다.
추위로 인한 사고도 잇따르고 있는데 12월 25일에는 술을 마시고 잠들었던 50대의 아버지와 아들이 집안에서 동사하는 사건이 있었고 스키장의 눈을 치우는 작업에 동원됐던 주변 기업소 노동자들이 무더기로 동상을 입었다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한편 함경북도의 소식통도 “청진과 함흥을 비롯한 도시들에서 많은 꽃제비들이 얼어 죽었다는 소식들이 있다”며 “청진시에서는 도당책임비서가 직접 기관장회의에서 한파를 피해 공공시설에 들어 온 꽃제비들을 내쫒지 말데 대해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청진시에서는 기상관측 이래 최저기온을 관측한 12월 26일, 함경북도 당 책임비서가 직접 청진역에 전화를 걸어 꽃제비들을 내쫒지 말데 대해 당부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해당관리자들이 꽃제비들을 모두 내쫓아 5명이나 동사했고 그나마 나머지 꽃제비들은 동사 직전에 기동순찰대원들에게 발견돼 다행스럽게 죽음을 면할 수 있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