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평양 아파트 붕괴사고 이후 북한 당국이 붕괴위험이 있는 아파트들을 보강한다면서 해당 아파트 주민들에게 철근과 시멘트를 구입할 돈을 내라고 강요해 물의를 빚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5월 13일, 평양시 평천구역 안산1동에서 23층짜리 충복(忠福)아파트 붕괴사고가 발생한 뒤 북한 당국이 아파트들에 대한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있다고 복수의 양강도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25일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평양 아파트 붕괴사고 후 혜산시에서도 ‘도 설계사업소’ 기술자들이 나와 아파트 안전검사를 하고 있다”며 “혜산시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범위에서 건물안전 검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검사결과 당장 보강공사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된 거주용 아파트는 11곳이고 혜산방직공장, 혜산편직공장, 통신기계공장을 비롯해 여러 공장기업소들도 보강공사가 시급한 것으로 진단됐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특히 혜산백화점 옆에 위치한 주거용 아파트 4 개 동은 원래 3층짜리 건물로 1976년 중국 탕산대지진 때 이미 기초에 심한 균열이 갔다고 그는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나 양강도 당국은 도시미화를 구실로 이런 붕괴위험 아파트를 3층에서 5층으로 중축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양강도 소재지인 혜산시에서만 지난 2002년 5월 연봉동의 3층짜리 아파트가 붕괴사고를 냈고 2007년 7월에는 ‘김정숙 예술극장’ 옆 8층짜리 아파트가 붕괴되어 수많은 사상자들이 발생했었다고 그는 이야기했습니다.
이와 관련 또 다른 양강도의 소식통은 “평양시 아파트도 그렇게 허물어지는데 지방의 아파트들은 더 말해 무얼 하겠냐”며 “현재 붕괴위험에 직면한 아파트들이 너무 많아 한꺼번에 보강공사 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2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현재 붕괴위험이 매우 높은 것으로 판단되는 건물들만 초보적인 점검을 하고 있는 중이라며 아직 점검을 받지 못한 건물들이 많아 앞으로 붕괴위험이 높은 건물들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습니다.
더욱 황당한 사실은 북한 당국이 아파트 보강공사에 필요한 경비를 모두 주민들에게 부담시키는 것이라며 백화점 옆 아파트들의 경우 기초 보강공사를 위해 매 가정세대 당 북한 돈 2만4천원, 그 외 모래와 자갈 1입방씩을 따로 바쳐야 한다고 그는 전했습니다.
하지만 소식통들은 “현지주민들에게 돈이나 보강용 자재를 바치라고 강요하는 것도 물의를 빚고 있지만 더 큰 문제는 보강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집을 비우고 갈 곳이 없다는 점”이라며 “당장 거처할 곳이 없는 사람들은 동사무소에 찾아가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