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초모생 가족지원 위해 강제모금

0:00 / 0:00

앵커 : 북한이 군에 입대하는 초모생들을 환송하러 나온 가족에게 차비와 식비를 지급한다면서 인민반 주민들로부터 돈을 거두고 있어 비난을 받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20일 “올해 4월 초모생(군입대자)들을 바래주기 위해 혜산역에서 조직된 환송모임에 나온 한 모자의 안타까운 사연이 참석자들의 눈물을 자아냈다”며 “돈이 없어 먹을 것도, 돌아갈 여비도 없는 한 초모생 어머니의 안타까운 사연이 중앙에까지 보고돼 초모생 환송모임에 나온 가족들에게 여비를 지급키로 결정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양강도 풍산군에서 260리를 걸어서 혜산역 환송장까지 나왔다는 한 어머니가 입대하는 아들에게 몇 푼의 돈을 건넸는데 아들은 돌아갈 여비 한 푼도 없는 어머니 걱정에 그 돈마저 사양하면서 이 장면을 목격한 초모식장은 눈물바다가 됐다고 전했습니다.

밤낮을 쉬지 않고 걸어 왔다는 어머니의 얼굴은 여윌 대로 여위었고 차림은 너무도 초라했다며 아들이 어머니에게 “돌아갈 차비와 밥값이라도 있어야 되지 않느냐”며 쥐어주는 돈을 한사코 거절하면서 이를 바라보던 초모생 가족들 사이에 침통한 분위기가 삽시간에 번졌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얼마나 형편이 어려웠으면 몇 푼 안 되는 돈을 가지고 저렇게 서로 양보하겠냐”며 돈을 건네는 어머니와 끝내 받기를 거절하는 아들의 눈물겨운 모습에 환송식장은 이내 눈물바다로 변했고 급기야 초모생 열차출발까지 지연됐다“고 말을 이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22일 “올해 4월 혜산시 초모환송모임에서 있었던 사연이 중앙에 보고돼 초모생 환송식에 나온 가족들에게 위로금을 지급하기로 했다”면서 “그런데 초모생 가족 위로금명목으로 주민들로부터 강제 모금을 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위로금 명목으로 올해 매 가정세대들에서 내화(북한 돈) 5천원을 부담시켰다”면서 “내년도 초모환송식부터 멀리서 자식들을 바래려 나오는 가정에 위로금 10만원씩 지급하라는 것이 중앙의 지시”라고 전했습니다.

초모환송식은 한해 3차례 있기 때문에 위로금도 해마다 정례적으로 거두게 될 것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군사복무 중 영양실조에 걸리거나 영문도 모르게 죽음을 당하는 사례가 늘면서 초모환송식장은 눈물로 자식과 이별하는 일제 강점기 징병 분위기를 그대로 재연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들은 중앙에서도 초모환송식의 이런 분위기를 파악하고 주민들의 분노가 폭발할 것에 대비해 환송식장 주변에 무장병력을 배치하고 있다며 초모생 가족을 달래기 위해 강제모금이라는 황당한 결정을 내렸다며 중앙의 조치를 비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