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김정일 사후 집단 군부체제 유력”-피터 벡 교수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10일 노동당 창건 기념일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 시간에는 미국의 북한 전문가인 피터 벡(Peter Beck) 아메리칸 대학 교수로부터 김정일 사후 북한의 후계 구도에 대한 견해를 들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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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일 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어 그의 건강상태와 관련해 여러 추측들이 나돌고 있는데요?

: 지난 8월 김 위원장 건강에 중대한 이상이 생겼다는 보도 이후 여전히 그가 얼마나 심각한 상태인지 주시하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의 건강이 이상하다는 징후는 그가 앞으로 10년이나 20년 정도 그의 후계자 선정 작업을 할 충분한 여유가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김일성과 김정일에 이어 북한 권력의 3대 세습이 가능할 것으로 보십니까?

: 김정일 위원장의 세 아들은 모두 너무 어리고 그들 중 누구도 후계자로 훈련받고 있다는 징후는 없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이 후계자를 키울 수 있는 10년 정도를 더 살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김정일의 친인척 중 유일한 권력 이양 가능성을 가진 인물은 김정일 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장성택이 권력을 잡으려 할 때도 군부의 재가가 필수적일 것입니다.

: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개인비서로 알려진 김옥이 권력자로 부상할 가능성은 어떻습니까?

: 김정일 위원장이 김옥과 결혼했다는 소문도 있지만 그는 너무 젊고 또 대중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중국의 마오저뚱 사후 4인방을 구성했던 그의 부인 강청과는 거리가 멀다고 봅니다. 또 김정일과의 관계가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것도 아닙니다.

: 일부 전문가들은 김정일 사후에 군부 내의 경쟁 세력들이 서로 충돌할 가능성을 지적하는데요?

: 김정일 사후 군부가 분열된다면 이들은 파벌이나 개인간 경쟁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그것보다는 집단적으로 권력을 행사하는 방식(collective leadership)이 더 유리할 것입니다. 북한 체제에서 특정 파벌이나 개인이 김정일과 다른 입장을 취하게 되면 곧바로 처벌될 수 있기 때문에 군부 내 파벌이 존재하기가 힘듭니다. 김정일 사후 북한은 버마처럼 군부집단 지도체제로 나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과연 이 군부가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장성택 같은 김일성 일가와 관련 있는 인물을 내세울 지는 두고 봐야 합니다.

: 김정일 위원장이 사망한 후 권력구조 변동을 비롯한 북한 내부의 변화가 북한과 미국의 핵협상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 김정일 위원장이 사망한 뒤 북한 내부가 권력 이양 등으로 혼란스러워진다면 내부의 안정을 찾기 앞서 핵문제와 관련한 어떤 합의가 나오기는 더욱 힘들 것으로 봅니다. 김일성 주석이 사망한 후 김정일 위원장이 전면에 나서기까지 4년이나 걸렸던 것을 기억해 본다면 북한 내부에 문제가 있을 때 북한이 미국과 중요한 합의를 하기는 매우 힘들 겁니다.

네, 김정일 사후 북한의 후계구도와 관련한 피터 벡 교수의 견해를 양성원 기자가 들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