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평양소재 대학들의 금년도 신입생을 선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규모 건설공사에 대학생들을 동원하기 위한 대책의 하나로 추정된다는 소식입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평안북도 주민소식통은 “공부를 잘해 오래 전부터 평양 외국어 대학에 진학할 꿈을 키워오던 조카가 올해 신입생을 뽑지 않는다는 당국의 방침으로 인해 크게 낙담을 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이 소식통은 “평양 소재 대학들이 금년도 신입생을 일체 선발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이미 각 고등중학교 졸업반 학생들에게 통보된 사실”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사정이 이렇다 보니 평양에 있는 고등중학교 졸업반 학생들 중에는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면 군대에 가야 하기 때문에 지방대학에라도 입학하려는 학생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지난 2011년 6월에 평양에 있는 대학들에 휴교령을 내리고 학생들을 10만 세대 살림집 건설에 동원했던 당시에는 사전예고 없이 갑자기 취해진 조취(조치) 였으나 이번에는 대학생들을 공사장에 투입하기 위해 아예 신입생을 뽑지 않기로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남도 주민 소식통은 “외부에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작년 원산의 각종 공사장에 원산은 물론 인근 함흥 등지의 대학생들까지 몇 달씩 공사장에 대거 동원 되었다”고 전하면서 “대학생들의 건설공사 동원은 별로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평양의과대학 출신 탈북자 이모 씨는 “내가 대학 졸업반일 때도 공사장 동원으로 인해 졸업을 제때 못하고 1년을 더 다니고 나서 졸업을 했다”면서 “그럴 때마다 우리는 재수 없는 학년이라고 푸념하면서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고 증언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각종 건설 현장에 대학생을 동원하는 것은 당연한 일처럼 되어있지만 북한이 대학 신입생을 아예 뽑지 않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올해 신입생이 없다면 졸업생도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중국의 대북관측통들은 북한당국이 금년도 대학 신입생을 뽑지 않는다면 김정은 제1비서가 신년사에 강조한 각종 건설을 위해 대학생들을 대규모로 동원할 계획을 세웠기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