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비사회주의를 뿌리 뺀다며 대학생들을 동원해 규찰대 단속을 대폭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규찰대의 숫자가 얼마나 많은지, 국경도시에서는 단속 당하는 사람보다 더 많다고 하는데요,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비사회주의 요소를 뿌리 뽑으라'는 사상투쟁 바람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북한에서 대학생들을 규찰대에 동원시켜 불만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양강도 국경지방에서 연락이 된 북한의 한 대학생은 날마다 동원되는 규찰대 활동에 강한 불만을 8일 자유아시아방송에 표시했습니다.
그는 "수업시간에도 규찰대를 서라고 지시해 학생들의 학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면서 "학교 당국은 단속자 과제까지 내리먹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학생에 따르면 최근 북한 청년동맹과 보안당국은 거리에서 외국 옷을 걸치고 다니거나, 머리에 물감을 들이는 현상, 짧은 치마를 입고 다니는 여성을 비사회주의 전파자로 지목하고 단속대상에 포함시켰습니다.
대학 당국은 한 조가 하루에 10건 이상 단속해야 한다고 과제까지 제시하자, 대학생들은 할당된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누가 단속됐다 싶으면 벌떼처럼 달려들어 신상정보를 따지고 들어 여성들의 수치감을 유발시킨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얼마 전 평양의 한 예술단에 종사한다는 20대의 여성도 연한 갈색머리 물감을 들이고 거리에 나섰다가 수첩과 펜을 든 대학생들에게 포위되어 혼쭐난 적도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더구나 이 여성이 영어가 적힌 내의를 입고 있는 것을 발견한 대학생들이 자유화 바람을 조장하는 장본인으로 몰아붙이는 등 지난해 은하수 관현악단 예술인 사건을 계기로 시작된 반자본주의 캠페인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최근 평안북도 신의주시를 여행했다는 평양의 또 다른 주민도 "신의주 시내는 평양보다 규찰대가 너무 많았다"면서 "질서 유지대, 보안서 기동순찰대, 대학생 규찰대까지 다 합하면 단속당하는 사람보다 더 많아 보였다"고 거리의 살벌함을 전했습니다.
그는 "역전과 압록강 호텔로 가는 인도로에는 10미터에 한명씩 규찰대가 보일정도로 많았는데, 대학생들은 가로수 앞에 모여 있다가 기차에서 내린 행인들을 발견하고 괴롭혔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자본주의를 뿌리 뺀다고 규찰대와 질서 유지대에 과도하게 권한을 부여한 결과, 규찰대를 사칭한 각종 사기단도 가세해 뇌물을 요구하는 등 부정부패가 판을 치고 있다고 소식통은 언급했습니다.
북한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은 지난 9월 5일 교육절을 맞아 전국교육일군대회를 소집하고, 학생들을 지식경제시대에 맞는 실천형 인재로 양성하라고 주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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