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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사망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생전에 서방 코미디, 즉 희극의 소재로 등장하곤 했는 데요, 김 위원장의 사후에도 이런 현상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미국의 한 인기 텔레비전 코미디가 다음 주 김 위원장의 사망을 다루기로 했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죽음이 미국 NBC 방송의 인기 코미디 드라마인 ‘30록(30 Rock)’ 새 시리즈에서 다뤄진다고 미국 언론이 3일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미국의 한 텔레비전 방송국을 배경으로 한 ‘30록’은 지난해 5번째 시리즈 후반부에서 남자 주인공의 아내가 김 위원장에게 납치되는 상황을 그렸습니다.
방송 기자인, 남자 주인공의 아내는 북한에서 취재 도중 김 위원장에 납치돼 북한의 텔레비전 뉴스를 진행했습니다.
[‘30록’ 인서트]다음은 식량 관련 뉴스입니다. 오늘 먹을 만큼 충분합니다,….
당시 뉴스에서는 김 위원장 역을 맡은 한국계 미국 코미디언인 마가렛 조가 등장해 북한의 날씨를 전하면서 “북한은 언제나 맑다, 해변 파티를 즐기기에 좋다”고 말합니다.
제작사인 미국 NBC 방송은 북한에 납치된 이 남자 주인공의 아내를 김 위원장의 정부로 설정했고 이 줄거리를 후속 편에서 계속 이어갈 계획이었습니다.
[‘30록’ 인서트]전세계는 아니더라도 모든 미국인은 다 알다시피, 내 아내는 김정일에 납치됐습니다, ….
실제 이 남자 주인공의 아내는 오는 12일 첫 방송되는 6번째 시리즈의 예고편에서 한복을 입은 채 군복 차림의 김정은과 나란히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제작진은 ‘30록’의 줄거리를 급히 다시 써야 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살아있는 것을 전제로 이미 8~9편 분량의 촬영을 마친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북한 관련 방송분이 김 위원장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 않고 ‘북한’만 언급한 내용이어서 김 위원장의 사망을 추가로 다루기가 그리 어렵지 않았다고 제작진은 밝혔습니다.
제작진은 수정된 줄거리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농담반 진담반으로, 죽은 척했던 김 위원장이 살아 돌아와 텔레비전에 등장하는 방식도 가능하다고 언급했습니다.
그 동안 은둔적이고 변덕스러운 태도 탓에 주요 코미디의 물에 단골로 등장했던 김 위원장이 사망 뒤에도 그 인기를 이어갈 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