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워싱턴 디씨에 위치한 주미 일본 대사관 앞에 모인 한인들은 일본 정부에 대해 전쟁 범죄에 대한 사과와 배상을 강력히 촉구했습니다.
이수경 기자가 전합니다.
이날 워싱턴 디씨 일본 대사관 앞에는 50여 명의 참가자들이 모여 노란색 풍선과 '일본 정부는 진실을 밝혀라', '일본정부는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과하고 즉각 배상하라'는 구호가 적힌 푯말을 들고 평화적인 시위를 벌였습니다.
‘일본정부는 공식 사과하라! 배상하라!’
이번 집회는 ‘한국정신대대책협의회’가 광복 64주년을 맞아 10일부터 16일까지를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세계연대주간으로 정해 한국, 미국, 일본, 대만 등에서 일제히 연대집회를 개최하기로 한 데 따른 것입니다.
워싱턴 집회를 주최한 워싱턴의 시민단체 ‘사람사는 세상’의 이덕근 대표는 일본 정부에 과거 전쟁 범죄에 대한 사과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 그리고 2007년 7월 미국 하원에서 채택된 종군 위안부 결의(HR 121)의 수용 등을 요구한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이덕근: 일본군 위안부라는 반 인륜적인 범죄 행위와 전쟁의 그림자는 여전히 세계 곳곳에 드리워져 있고 고통받고 있는 많은 여성들이 있습니다.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일본 정부의 외면과 거짓은 명백한 인권 유린입니다.
특히 이날 집회에는 한인 학생들도 다수 참석해 종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한인 2세들의 관심을 보여주었습니다. 메릴랜드 대학 3학년에 재학 중인 이은별 양은 종군위안부 문제가 단순히 한국 여성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세계 여성들의 인권의 문제라는 데 관심을 갖고 종군 위안부와 관련한 행사에 적극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이은별: 이 문제가 옛날 일이 아니라 미래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미래에 전쟁이 일어나면 여자들이 또 당할 수 있습니다. 위안부 할머니만의 일이 아닙니다. 이것은 여자들의 인권에 관한 일입니다. 법적으로 꼭 배상을 받아야 재발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여기에 나오게 됐습니다.
집회 참가자들이 다함께 ‘고향의 봄’과 ‘아리랑’ 등 민족의 노래를 합창하며 일본 대사관 주변을 행진할 때는 주변을 지나가던 시민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차들이 경적을 울리는 등 미국인들도 관심을 보였습니다.
일본이 전쟁에서 패망한지 64년이 지났습니다. 그러나 종군 위안부로 피해를 입은 한인 여성들의 고통은 지금도 진행 중입니다. 일본 정부가 공식적이고 분명하게 시인하고 사과하며 역사적 책임을 다할 그 날까지 종군 위안부 문제의 해결을 촉구하는 한국인들의 목소리는 국경과 세대를 넘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